이 기사는 2016년 12월 2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탁업 개선 TFT의 가장 큰 성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개정 신탁법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TFT에 참가한 성원 대부분이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법인 신탁법에서는 허용하면서 신탁업자를 규제하는 특별법인 자본시장법에서 허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이 신탁가능재산의 확대다. 소극재산과 영업이 핵심이다.

개정 신탁법은 신탁대상을 '특정의 재산(영업이나 저작재산권 포함)'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과거 신탁법은 신탁대상을 '특정의 재산권'이라고 해서 채무나 영업을 제외했었다.

자본시장법은 신탁가능재산을 7가지로 제한하고 있다(제103조). 이는 금융상품에 대한 열거주의 대신 포괄주의를 선택한 자본시장법의 제정 취지와 맞지 않는 조항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개정 신탁법의 신탁대상을 반영하게 되면, 신탁업자가 수탁할 수 있는 재산은 금전·증권·금전채권·동산·부동산 등의 적극재산에 더해 채무와 영업 등이 포함된다.

채무가 신탁대상에 포함되면 토지신탁의 경우 토지취득에 수반된 채무를 같이 신탁하게 된다. 문제는 '영업 신탁(Business trust)' 허용 여부다.

'영업'이란 소극재산이 포함된 포괄적 재산이다. 영업신탁이라고 하면 상법상의 영업 양수도와 유사하게 위탁자가 자신의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신탁하는 것을 뜻한다. 상법상 영업양도의 '영업'이란 영업목적을 위해 투여된 모든 인적·물적 설비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를 합친 것을 말한다.

당장 영업신탁이 허용되면 행정규제로 인해 토지신탁을 할 수 없는 은행이나 증권·보험회사가 토지신탁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신탁회사가 토지신탁을 통해 개발하던 사업장이 부실화된 경우 이를 영업신탁을 통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영업신탁이 허용될 경우 토지신탁 영업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신탁이 기존 금융권역의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탁업 개선 TF에 정통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수탁가능 재산을 확대하자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전무하다"면서 "영업신탁에 대해서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는데 학계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국회에 제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는 영업을 신탁가능 재산에서 제외했다. 투자자 피해 가능성과 신탁업자의 경영건전성 저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지만 당시에도 신탁업자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를 통해 투자자 보호나 건전성 저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