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업 지분승계, 옥상옥 구조로 막바지 [지배구조 분석]2011년 2세에 경영권 이전, 창업주 증여 기반…오너家 간접 지배력 확대
이효범 기자공개 2017-01-13 08:18:0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2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 오너일가의 지분승계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이 2000년 대에 접어들면서 보유한 주식을 두 아들에게 증여해 경영권을 이미 넘긴 상태다.부친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오너 2세들은 사업형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세종공업 위에 또 다른 지배회사를 두는 옥상옥 구조로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향후 박 명예회장이 남은 지분을 2세들에게 모두 증여하면 십수년째 이어온 지분승계 작업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박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장자 승계에 무게를 두고 승계작업을 진행했다. 장남인 박정길 부회장은 2000년 3월 임원으로 선임되기 이전부터 세종공업 지분 12.07%를 보유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박 명예회장에 이어 2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차남인 박정규 총괄사장은 이 때까지만 해도 세종공업 주식이 없었다.
세종공업은 이에 앞서 상장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1997년 12월 주식을 장외거래종목으로 등록했고, 2년 뒤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여느 기업과 비슷한 상장 수순을 밟았다. 2002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박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지금까지 크게 불어났다. 박 부회장은 이후에도 장내거래를 통해 세종공업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그러다 2009년부터 박 명예회장은 등기임원을 사임하고 회장직을 아내인 서혜숙 당시 부회장에게 넘겼다. 1939년 생으로 고령이었던 박 명예회장은 비상근 명예회장으로 2011년부터는 사실상 경영에 손을 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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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두 아들인 박 부회장과 박 총괄사장에게 보유한 세종공업 지분을 각각 10%씩 증여하면서 승계작업에 다시 불을 붙였다. 사실상 이 때 경영권은 박 명예회장에서 박 부회장으로 넘어갔다.
당시 증여로 지분율 27.52%를 보유한 박 부회장이 세종공업 최대주주에 올랐고, 박 총괄사장은 박 명예회장과 그의 아내인 서혜숙 회장에 이어 4대주주로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형제는 부친에게서 증여받은 세종공업 주식으로 세종공업의 지배력을 확대했고, 일부 주식을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했다.
한동안 소강상태에 접어든 승계작업은 2015년부터 다시 속도를 냈다. 박 명예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는 세종공업을 지배하는 '에스제이원'이라는 지주회사 격의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에 보유한 주식 전부 혹은 일부를 현물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박 명예회장은 차남인 박 총괄사장에게 또 한 번 보유 주식 10%를 증여했다. 박 총괄사장은 일부 지분을 남기고 보유한 주식을 에스제이원에 넘겼다.
이 때부터 세종공업의 최대주주는 에스제이원으로 변경됐고, 에스제이원의 주주는 세종공업의 주식을 출자한 서 회장, 박 부회장, 박 총괄사장 등이 등재됐다. 이 가운데 세종공업 주식을 가장 많이 현물출자한 박 부회장이 사실상 최대주주에 올라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박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에스제이원 아래에 세종공업을 두는 옥상옥 구조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그동안 세종공업의 지배구조는 세종공업이 계열사를 지배하는 사업형 지주회사의 모양을 띄고 있었지만 오너일가는 에스제이원을 통해 세종공업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오너일가가 직접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신설법인을 통해 세종공업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에스제이원이 세종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한 주식스왑 등으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 전환과 동시에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더불어 박 명예회장이 여전히 세종공업 지분을 2.99% 보유한 상태라 추가로 자녀들에게 지분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 회장이 보유한 에스제이원 주식을 2세들에게 양도할지에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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