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패러다임, 주식에서 AI로" [thebell interview]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전략팀 이사
김슬기 기자공개 2017-01-31 08:00:26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자산에 편중된 펀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축구로 치면 미드필드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것. 지금 시장 상황은 공격수가 중간에서 '뻥' 차서 득점이 나는 시장이 아니다. 예전에는 미드필드 역할을 예금이 해줬다면 지금은 예금수익률을 대체할 만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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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펀드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리테일 공모펀드 시장 전체 규모(퇴직연금, 연금저축, 법인클래스 제외)는 2011년 말 120조원에서 지난해 말 8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부진하면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각각 29조원, 17조원이 빠져나갔다.
◇"사모펀드의 인기요인에서 공모펀드 답 찾아야"
지난해 사모펀드 설정액이 공모펀드 설정액을 추월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고스란히 사모펀드가 흡수한 것. 그는 사모펀드의 인기요인에서 공모펀드의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헌 이사는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사모펀드의 특성을 보면 채권, 메자닌, 부동산 등 만기가 있는 자산"이었다며 "자산 하나를 잘 선택해서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수익을 얻는 구조여서 자금 유출입이 일어날 경우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큰 수익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일정한 수익이 나오는 자산을 선호했다는 말이었다.
그는 "주식형펀드뿐 아니라 채권혼합형펀드 역시 주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 펀드 수익률이 점차 낮아졌다"며 "일반주식형펀드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형에서 대체자산(AI)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금융위기 이전의 주가를 회복한 나라는 미국 뿐"이었다며 "주식시장이 갇혀있다고 가정하고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런 고민의 산물이 지난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출시된 '신한BNPP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과 '신한BNPP공모주&밴드트레이딩3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이었다.
신한PWM전용상품으로 출시됐던 신한BNP커버드콜 펀드는 출시 9개월 만에 12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고 누적수익률은 8.83%(25일 기준)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주식을 매수하면서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해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획득하는 운용구조다.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은 제한되지만 지수가 하락할 때는 프리미엄 수익으로 인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 "공짜 점심은 없다…펀드 선택 신중해야"
그는 펀드를 고를 때 국내 투자자들이 너무 쉽게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짜 점심은 없다"며 "펀드를 선택할 때 운용전략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지, 펀드의 변동성이 높진 않은지, 리스크가 어떤게 있는지 등을 꼭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투자자산의 유동성 여부도 체크할 것을 당부했다.
표준편차를 이용해 펀드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샤프지수(Sharpe ratio)나 펀드수익률의 상승과 하락 등 위험(변동성)이 패널티로 작용해 조정된 수익률인 위험조정수익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 샤프지수는 기본적으로 높을수록 더 적은 위험으로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시장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가치투자'도 본인에게 적합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치투자라는 말이 본질 가치에 비해 휠씬 저평가된 것을 산다는 뜻"이라며 "언젠가는 오르겠지만 언제 오를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가치주 펀드의 경우 과거 트랙레코드를 볼 때 시장 대비해서 크게 초과하는 수익 구간이 있었는지를 반드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의 유동성 역시 잘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펀드 시장에는 '1조원의 저주'란 말이 있다"며 "종목 유동성이 적어 펀드가 종목을 매수함과 동시에 주가를 띄우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경우 자금이 들어올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환매가 일어나게 되면 수익률에 큰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업은 시장의 상황을 이기면서 고객들의 자산을 불리는 임무가 있다"며 "단순히 시황에 따라 자산군을 추천할 게 아니라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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