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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케미칼·정밀화학·첨단소재' 운명은 日 소유 고착화, 지주사 전환 '지배구조 개편' 대상서 소외

길진홍 기자공개 2017-02-15 08:23:43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화학계열의 일본 롯데 지배력 해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황 회복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으나, 일본 지배 아래 있는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유 고리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한일 롯데 분리가 현실화될 경우, 수조 원을 들여 인수한 알짜 화학 계열사 운명이 위태롭게 된다.

롯데그룹은 현재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의 화학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1976년 한일 합작으로 설립된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은 1979년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을 잇달아 흡수합병하고, 2012년 호남석유화학에서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롯데 화학계열 지배구조

롯데케미칼은 2015년 약 3조 원을 투입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 부문(롯데첨단소재) 90%와 삼성정밀화학 31%(롯데정밀화학)의 지분을 각각 인수했다. 삼성과 화학부문 빅딜을 통해 원가 절감이 가능한 원료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췄다.

이 같은 계열화에 힘입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 2235억 원, 영업이익 2조 5478억 원, 순이익 1조 796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 2011년 이후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호조는 삼성 화학 계열 인수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제품 마진 스프레드가 대폭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스프레드 확대 추이가 지속되면서 수익 증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유 구조 측면에서 살펴보면 화학부문 실적 호조가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화학부문 주력인 롯데케미칼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지분 31.27%와 12.68%를 소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9.3%이다. 일본 롯데 소유로 분리된 이들 주요 3사가 소유한 지분율이 53%에 달한다. 롯데물산의 대주주는 롯데홀딩스(56.99%), 호텔롯데(31.13%), L제3투자회사(4.98%) 등으로 사실상 일본 롯데 소유로 돼 있다.

롯데케미칼은 아래 롯데정밀화학(31.13%), 롯데첨단소재(90%)를 각각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을 거쳐 지배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 계열사가 일본 롯데에 영향권 아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일본 롯데 지지를 기반으로 이사회 등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으나, 소유권은 독립되지 못했다. 이 같은 소유구조는 늘 한국 롯데의 일본 귀속 논란을 낳았다.

신 회장은 그 동안 배당금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순익의 8.49%인 842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48억 원이 롯데물산, 호텔롯데, 롯데홀딩스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반면 신 회장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약 2억 원이다. 신 회장은 일본 내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관계가 악화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소유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화학부문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롯데는 주력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분할과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가는 길목에서 화학부문 계열사가 제외돼 있는 점도 태생적인 소유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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