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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위기의 대우조선' 해법 찾기 안간힘 이동걸 회장 "3월까지 대책 마련…발주사 도움 절실"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17 09:50:31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4월 위기설'을 반박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동걸 회장은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해 내달까지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위기설이 제기되자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산업은행의 공식 입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답변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위기설은 오는 4월 21일 만기가 잡혀 있는 44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따라 불거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손실로 그 해 7월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후 채권단의 지원으로 '구사일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업황 자체의 장기 침체로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신규 수주가 전혀 없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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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위기설이 지속해 불거지자 4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단계별로 지원하기로 했고, 이 중 7000억 원 정도를 더 지원할 여유가 남겨져 있는 상태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서울 본사사옥과 당산빌딩, 디섹 지분, 마곡산업단지 부지 등 비핵심 자산 매각도 완료됐거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당장 4월 회사채를 대응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도 전했다.

정작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4월 회사채 만기 대응 방안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다. 증권사와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올 1분기에도 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에 거액의 회사채 만기까지 겹치면 위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현금흐름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4월 회사채 만기 대응에 성공하더라도 하반기 동일한 상황이 재차 벌어질 수도 있다. 올 7월과 11월 등 하반기에만 총 5000억 원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8일 열린 2017년 경영계획발표회에 참석한 이 회장은 "4월 회사채 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머리가 무겁고,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고민이다. 지금 이순간까지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담당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은 어떤 경우든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전제 하에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들고 있는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외에 별 다른 수가 없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이 고려 중인 위기 탈출 방안은 발주사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2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고, 이 중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맺어진 계약건이 상당수다. 선박 인도 시점에 건조 대금의 70~80%를 받는 방식으로, 리스크는 크지만 일감 자체를 따내는데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했던 선박들에 대해 4000억~5000억 원 정도의 선수금을 받아 유동성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320억 달러 정도 되는 잔여수주 물량 중 헤비테일로 맺어진 계약들을 대상으로 일부 변제를 받는 방안과 일정 부분 가시적 성과 있을 때 그에 따른 선수금 10~20% 받는 방안 등을 (추진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위기를 벗어나게 되면 남은 과제는 소난골과 협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10월 앙골라 국영사인 소난골로부터 12억 4000만 달러 규모 드릴십 2기를 수주하고 건조를 마무리해 인도를 원하고 있지만 앙골라가 국가적 재정난에 휩싸이면서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이 맺어져 있어 대우조선해양이 지금껏 받은 대금은 2억 5000만 달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소난골과 협상을 할 당시만 해도 배럴당 20달러 안팎에 머물렀던 유가가 최근 50달러 이상까지 올라오면서 최근 양측의 협의도 예전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소난골과 SPC를 설립하고 여기에서 선박을 인도하는 방안 등 다양한 구조를 고민하고 있고, 상반기를 넘기기 전까지는 가시적인 협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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