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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KDB생명 재매각 언제쯤? 기업가치 제고 집중, 하반기께 추진 관측

안경주 기자공개 2017-02-21 11:02:5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의 새주인 찾기가 언제쯤 시작될까. 지난해 세번째 매각이 실패하면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당분간 재매각 작업을 보류하기로 했지만 KDB생명 매각을 마냥 지체할 수 없다. KDB생명의 주요경영지표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각이 장기화되면 자칫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또다른 골치거리가 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언제쯤 시작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보험업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 등을 감안해 당분간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말 세번째 매각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서둘러 재매각에 나설 경우 기업가치 훼손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가격 등 인수 조건과 관련해 시장과의 시각차이를 확인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각작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등 인수 조건이 맞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다"며 "당분간 매각보다는 KDB생명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 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등에 참여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한 돈은 총 850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이 우선 KDB생명의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는 KDB생명의 매매가격을 놓고 산업은행과 시장에서의 시각차가 컸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시장에서 보는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장부가 기준으로 5000억~6000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업은행 등이 투자한 규모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영지표 개선마저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KDB생명의 지난해 9월 말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83.3%인데 수 차례의 유상증자에도 이 비율이 20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넘기고 있지만 생명보험사 평균 RBC비율인 300.5%보다는 크게 낮은 상태다. 여기에다 금리상승으로 인해 RBC비율, 특히 기본자본 RBC비율의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사의 기본자본은 전체 자기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에서 차입 등으로 늘린 보완자본을 뺀 자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우 금리인상시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매도가능증권이 많아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수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투여되어야 하는 KDB생명에 관심을 가질 기업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단독응찰한 중국계 자본이 낮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도 추가 자본확충에 따른 부담감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선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기업가치를 높인 후 올해 하반기께 매각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월 IFRS17 기준서가 나오면 2021년 IFRS17 적용에 따른 필요 자본확충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어 인수기업 입장에서 추가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부채 평가방식이 현재 원가평가 방식에서 시가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시가평가 방식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부채가 크게 늘어나 RBC비율이 떨어진다. RBC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어서 인수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사모투자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까지라는 점도 마냥 매각을 늦추기 어려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펀드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까지 1년만 연장했다. 앞선 관계자는 "KDB생명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다만 펀드 만기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매각시기를 늦출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적정시점에 매각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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