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지난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타이트한 재고 관리 덕이 컸다. 그간은 손익 관리를 전사 기준으로만 했지 제품별로는 해본 적이 없었다.이런 일동제약에 대해 H&Q가 2015년 지분 참여하면서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이 바로 경영 진단이다. 서진식 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들이기 전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을 고용해 프로세스 혁신의 당위성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부터 착수했다.
그 결과 판매가가 낮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일부 품목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품별 구분손익 계산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 계기다. 일동제약은 서 부사장의 합류를 기점으로 제품별 '손익책임제'를 도입하게 된다. 과거 일동제약은 병원, 의원, 약국 등 판매채널을 위주로 움직이는 영업부 중심 조직이었다. 이를 병원에 팔든 의원에 팔든 상관 없이 제품 중심으로 돌아가는 체계로 바꾼 것. 더불어 제품 중심 조직의 장이 손익 책임자가 돼 모든 예산권을 소유함은 물론, 매출 적자시 책임도 함께 지도록 했다.
기존 영업 중심 체제에서 '품절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재고를 그득그득 쌓아 놓던 관행도 정비했다. 서 부사장이 동원F&B 근무 시절 박성칠 전 대표에게 전수받은 SCM(공급망 관리) 원리를 적용, 세일즈 부문에서 수요를 예측하면 그만큼만 물량을 만들어 파는 식으로 재고 관련 낭비요소들을 하나 둘 제거했다. 연간 재고자산 폐기비용으로 60억~70억 원을 지속적으로 소요하던 구조에서 탈피한 점만으로도 효율성 제고 차원의 의미가 작지 않은 시도였다.
일동제약은 올 들어 영업 생산성을 끌어 올리기 위한 인력 효율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일반의약품(OTC) 부문에서 약국에 제품을 유통하는 방식을 B2B 거래(온라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내 전체 거래처(약국)의 80%가량을 온라인 주문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영업사원이 직접 수금하러 다닐 필요 없이 약사가 현찰을 지불할 때 약을 사입하는 형태가 돼 장기적으로 재고 감축은 물론, 소비자 마켓쉐어(M/S)를 넓히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부사장은 "시장 경쟁력은 소비자가 구매하는 양 만큼 결정되는 것이지 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동제약 내부적으로는 현 추세대로만 낭비를 줄여도 빠르면 올해부터 어닝 서프라이즈라 할 만큼의 이익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2~3년 간 영업이익을 매년 최소 100억 원씩 늘려 간다는 복안이다.
일동제약이 보다 장기적으로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린 데 대한 결실을 얻는 것이다. 아로나민골드와 같은 히트상품 개발이 그것. OTC와 건강기능식품을 통틀어 걸출한 브랜드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과 신약을 개발해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방법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서 부사장은 "영업익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신제품 포트폴리오가 좋아지면 그 회사의 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일동제약은 경영 프로세스 혁신에 힘입어 15년 내 국내 1등 제약회사로 도약한다는 당찬 목표도 설정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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