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 애플 OLED 채택에 10조 투자할까 아이폰 올해 40%, 내후년 100% OLED 패널 채택…경쟁사 LGD 양산속도가 변수
이경주 기자공개 2017-03-07 08:55:1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3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조 원 규모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 생산설비 증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이 2019년까지 아이폰 전 모델에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100% 적용하기로 하는 3년 단위의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중장기 수요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수요가 워낙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 증설이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내년 이후로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양산속도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증설 규모를 조정할 전망이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등 OLED 부품 국내 협력사들과 3년 단위의 OLED패널 조달 로드맵을 공유하고 생산준비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는 하반기에 공개될 아이폰8(가칭) 시리즈 중 한 모델엔 OLED패널이 첫 도입된다.
애플의 OLED 도입 비중은 전체의 40% 수준이다. 애플 연간 아이폰 판매량이 2억 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약 8000만 대가 OLED폰으로 나온다. 내년은 올해의 두 배인 80%(약 1억 6000만 대)가 적용되고 내후년은 전 모델(약 2억 대)로 확대된다. 국내 애플 협력사들은 이에 맞춰 증설 투자를 검토하거나 이미 진행하고 있다.
부품업계는 애플의 3년 로드맵의 수정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OLED패널이 수년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애플이 궁극적으로 노리고 있는 것은 OLED패널로만 구현 가능한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애플은 2019년 폴드블 아이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부품업계 전문가는 "애플은 2019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관련 협의를 주요 부품사들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은 기존 LCD패널 부품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일부 모델에만 OLED를 채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의지가 확고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추가 증설이 유력하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태지만 애플 수요가 확실한 만큼 전문경영인 선에서 투자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재 OLED 패널 생산능력은 애플 최종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 애플과 대규모 OLED패널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미 10조 원 규모의 증설투자를 진행했다. 애플 전용공장으로 불리는 충남 아산 A3공장은 지난해 말 2라인이 완공됐고, 올해 10월까지 3~4라인이 추가로 구축될 예정이다.
한 개 라인의 생산량은 6세대 원판 기준 월 1만5000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4라인까지 완공되면 애플용으로 총 월 6만장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는 아이폰 전체 물량(약 2억 대)을 소화하려면 월 12만~15만 장 수준은 확보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올해 투자금액도 지난해에 비슷한 10조 원 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반기 집행을 목표로 상반기 내 투자 계획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이후엔 경쟁사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 투자의 변수가 될 수 있다. LGD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OLED패널 공장 E5에서 월 1만5000장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E6도 월 1만5000장을 양산해 내년에 총 월 3만 장 생산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다.
LGD가 양산을 시작해도 애플 수주를 따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OLED패널 생산의 핵심인 증착장비 ‘수율'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D는 E5라인에 국내 업체인 선익시스템 증착장비 2대를 비치했다. 선익시스템은 증착장비 후발주자로 업계 1위인 일본 토키(Tokki) 대비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키는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협력사다.
LGD가 토키로부터 증착장비를 받는다 해도 적정 수율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토키 증착장비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LGD는 E6라인의 경우 토키로부터 증착장비 1대를 받는데 성공했지만 또 다른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까지 최소 3년은 애플 물량을 독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투자는 보다 과감해 질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D가 수년은 시행착오를 거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애플용 설비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 수율을 잡을 수 있는 핵심 제조인력이 LGD로 이탈한다면 판도가 급격히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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