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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건설 등기임원 '안한다' 기타비상무이사 '공석' 결정…매각 후폭풍 차단 목적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17 10:18:25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향후 매각 과정에 책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 대우건설 정기주주총회에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기타비상무이사 교체를 위해서는 앞서 13일 가진 대우건설 이사회에서 신규 임원 선임 안건을 의결해야 했지만 이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날 가결된 안건에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신규 선임 내역만 있었다.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는 전통적으로 산업은행 인사들이 맡아왔던 자리다. 최대주주라고 해도 이사회에서 완전히 빠지게 되면 관리·감독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등기임원직으로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된다. 기업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 과정에 표를 던질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자리를 완전히 내려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진교 전 사모펀드(PE) 실장을 끝으로 대우건설에서 산업은행 겸직 등기임원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2015년 3월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로 부임한 오 실장은 올 초 산업은행 정기 인사에서 심사1부로 자리를 옮겼다. 올 3월 주총을 끝으로 등기임원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비워놓기로 한 것은 올해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내부 방침과 연관된 사안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 지분을 들고 있는 KDB밸류제6호사모투자펀드 만기가 올 10월 돌아온다. 산업은행은 2015년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한 만큼 최대한 올해 안에 대우건설 지분을 팔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문제는 지분을 인수할 당시보다 대우건설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이 주당 1만 8000원에 산 대우건설 주가는 최근 60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3분의 1 토막 난 주식을 무작정 팔았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집중 검사를 받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손실을 보더라도 시장가에 매각하면 후폭풍을 피해갈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출자사는 시장가에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관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혈세를 축냈다'는 비난여론은 피할 수 없을 지라도 이 경우 법적 공방은 피해갈 길을 만들 수 있다.

산업은행이 지속해서 차지해왔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채우지 않기로 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관측되고 있다. 매각 안건 의결을 실시할 이사회 멤버로 산업은행 임원이 들어가 있게 되면 향후 손실 발생시 이에 대한 책임 논란이 해당 인사에게 고스란히 몰릴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생각에서 오랜 기간 이어왔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박창민 사장 선임 과정에 논란을 둘러싸고 이사회에 들어와있던 산업은행 측 등기임원이 언론 등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이사회 의사결정 사안 대부분을 사전에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등기임원은 사실상 상징적인 자리일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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