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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벤처스 "스타트업 '글로벌 익스체인지' 꿈꾼다" [thebell interview]오영록 대표, 美 부트업벤처스 임원 겸직…벤처기업 해외진출 조력자

양정우 기자공개 2017-05-18 08:05:0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2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영록 어썸벤처스 대표는 지갑 속 명함이 2개다. 올해 초 문을 연 어썸벤처스의 대표이사와 미국 실리콘밸리 부트업벤처스의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가 그의 공식 직함. 하루건너 해외에서 미팅을 벌이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을 진단하는 글로벌 감각과 친분을 넘어선 실무로 다져진 해외 네트워크. 오영록 대표는 이렇게 쌓아온 무형의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콘셉트의 투자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어썸벤처스의 기본 골조는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유망 벤처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엑셀러레이터)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책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벤처투자사와 거리가 멀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해외 진출을 지원해 투자처의 기업 가치를 키운다는 경영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먼저 '해외 확장성'을 따져보는 차별된 시각으로 투자처에 접근한다.

이런 투자 콘셉트를 체계적 시스템으로 발전시킨 게 바로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Global Exchange Program)'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외 벤처캐피탈이 글로벌 공조 체계를 갖춰 투자처의 거점 지역을 해외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일 어썸벤처스가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진입을 원하면 한국 진출을 추진하는 미국 파트너의 투자처와 맞교환을 벌인다. 두 투자처가 각자 실리콘밸리와 서울로 서로의 근거지를 맞바꾸게 되는 셈이다. 이후 어썸벤처스는 한국에서, 미국 투자사는 현지에서 이들 스타트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인큐베이팅(Venture Incubating)을 주도해 나간다.

도전을 감행한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생존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추가 자금유치도 손쉽게 해결된다. 기존 투자사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후속 투자가 이어지면 어썸벤처스 등 초기 투자자의 회수 작업에도 탄력이 붙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오영록 대표는 "해외에서 직접 벤처투자 사업을 해봤다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며 "사업 전략은 물론 법률, 회계, 자금, 인력 등 모든 영역에서 생소한 환경과 맞닥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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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벤처스의 오영록 대표(왼쪽)와 이홍주 부대표. 제공:어썸벤처스

그는 "현지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터가 아니면 사무실 위치 등 세세한 측면까지 모두 지원할 수 없다"며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해외 진출을 갈망하는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의 성패는 결국 네트워크의 공고함에 달려있다. 오 대표는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수개월 간 협의 단계를 거쳤고 이제 프로그램 출범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미국 부트업벤처스(Bootup Ventures)와 유럽 스마트 시티즈 랩(Smart Cities Lab) 등 10여 곳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글로벌 투자사들이다.

오영록 대표는 최근 부트업벤처스와 함께 1000만 달러(12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데 한창이다. 이번 펀드를 통해 국내외 스타트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동시에 그 투자처는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이라는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야후코리아에서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낸 오 대표는 삼성전자와 DEV코리아를 거친 뒤 창업을 선택했다. 그는 해외 콘텐츠를 수입해 국내에 적용하거나 국내 프로젝트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 과정에서 과감한 사업 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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