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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국내에만 있는 IPO 공동 주관사, 필요할까

이길용 기자공개 2017-05-31 10:14:17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4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은 숫자로 말하지만 그래도 나라마다 문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독특한 개념 중 하나가 공동 주관사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공동 주관사라는 모호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 나라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공동 주관사가 하는 일은 대표 주관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주관 계약 체결 이후 실사를 하고 거래소 예비심사를 돕는다. 상주 인력을 요구하는 빅딜에는 뱅커 몇 명을 발행사로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대표 주관사와 동일한 수준의 인수 수수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대표와 공동 주관사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주관사간에 딜을 해내고자 하는 의지다.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는 공모 물량을 받는 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대표 주관사가 많은 물량을 가져간다. 공동 주관사는 대표 주관사가 절반 이상 물량을 가져가면 남는 것을 받는다. 게다가 딜 막판에 인수사까지 끼게 되면 받는 물량은 더욱 줄어든다.

IPO 딜에서는 대표 주관사의 입김이 발행사에게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동 주관사로 들어간 증권사들은 강하게 자신들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 딜에 소극적으로 관여하다보니 발행사 입장에서는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스스로 날리게 된다.

올해 최대 빅딜이었던 넷마블게임즈에서 공동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는 로드쇼(Roadshow)에서 주니어급 뱅커들만 대거 보냈다는 후문이다.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데도 벌 수 있는 절대 수입 자체에 한계가 있다보니 공동 주관사 입장에서는 좀 더 수익성이 높은 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성과 수수료를 도입해 주관사들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방법도 있지만 공동 주관사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그 효과가 미미하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공동 주관사를 두는 것 보다는 모두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에 주관사들끼리 서비스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이득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IPO 공동 주관사라는 관행이 오히려 이슈어의 원활한 상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현명하게 주관사들끼리 경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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