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요인 없는 KB국민카드 '설상가상' [악순환에 빠진 카드사]④작년 가맹점수수료 인하 직격…카드론 확대도 규제에 막혀
원충희 기자공개 2017-07-05 10:46:3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쇼크를 여과 없이 맞았다. 매도가능증권 등 일회성이익을 낼만한 요인이 마땅찮아 수익성 방어도 제대로 못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올 들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자산을 늘렸지만 대손충당금 부담 역시 증가,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그것마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길이 막힌 상황이다.오는 8월 우대수수료율 가맹점 확대에 따라 약 460억 원의 신용판매 수수료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KB카드에게 설상가상인 형국이다.
카드이용실적(구매카드·국세납부 제외) 업계 2위인 KB카드는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4년 말 4384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5년 말 4743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작년 말 4098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수수료이익 감소와 영업비용 증가가 주 요인이다. 2015년 말 1080억 원이 넘던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말 920억 원으로 줄었다. 작년 초 실시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수수료수익은 4.7% 늘어난데 비해 수수료비용은 6.2% 증가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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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기 SK텔레콤 단말기할부채권 팩토링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부수입도 줄었다. 팩토링은 이동통신사 대리점으로부터 단말기할부채권을 매입·유동화 해 자금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KB카드는 유동화 과정에서 자산보유자 및 관리자로 참여, 관리수익을 얻었는데 작년부터 SK텔레콤이 단말기할부채권을 자체 유동화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KB카드의 팩토링 실적은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카드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꺼내든 대책은 카드론 확대다. 올 1분기 말 기준 카드론 자산은 4조 5998억 원으로 전년 말(4조 2863억 원)대비 3100억 원 이상 늘었다. KB카드의 연평균 카드론 자산 증가액이 5000억~7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평년수준 증가폭을 훨씬 웃돌고 있다.
KB카드는 신한카드, BC카드와 달리 매각할 만한 주식이나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이익을 낼 요인이 없어 수익성 높은 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리스크가 큰 카드론 자산을 많이 늘리다 보니 충당금을 보다 많이 쌓아야 했다. 1분기 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865억 원으로 전년 동기(581억 원)대비 48.9% 급증했다. 이는 손익에도 영향을 미쳐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3월 말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89억 원, 8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12.5%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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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카드 관계자는 "작년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수수료수익이 감소하자 대응차원에서 올 들어 카드론 자산을 많이 늘렸다"며 "리스크 큰 대출자산을 많이 늘리는 바람에 충당금도 증가하면서 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출규제 강화로 카드론 자산 확대가 어려워진 점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금융회사들의 개인대출 확대를 억제하기 시작했다. 신용위험이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의 경우 사실상 총량규제에 들어갔다. KB카드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까지 카드론을 많이 늘렸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은 카드 가맹점수수료를 또 다시 낮출 계획이다. 수수료율 0.8%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3억 원'에서 '3억∼5억 원'으로 넓히는 방안을 8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수수료율을 손대지 않았지만 연간 3500억 원 정도의 가맹점수수료 감소가 예상된다. KB카드의 경우 수수료수익 감소폭이 약 4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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