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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앞둔' 대원, 지배구조 개편 ‘한창’ [시평 급상승 건설사 분석]②계열사 인적분할해 지주사 설립, IPO 추진

이상균 기자공개 2017-09-01 08:25:09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능력평가는 업계 순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높낮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시공능력평가 추이만 추적해 봐도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다. 2017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가 급상승했거나 새로 100위권에 진입한 건설사의 성장 히스토리와 현주소,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9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은 지난해부터 창업주인 전영우 회장에서 전응식 대표로의 경영권 승계를 추진 중이다. 전 회장이 1930년 생으로 80대 후반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해 시너지 창출에 실패한 성지건설을 매각한데 이어 주요 계열사를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시켰다. 올해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자세한 상장 계획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대원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응식 대표, 지난해부터 경영권 승계 추진

전 회장은 슬하에 1남 4녀가 있다. 이중 일찌감치 전 부사장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베트남 등 해외사업을 맡겨 경영수업을 시켜왔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서도 섬유와 건설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베트남에 위치한 대원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이 9개에 달할 정도로 사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원이 지난해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거둔 매출액은 414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2674억 원)의 15.5%를 차지했다.

사업 리스크가 큰 베트남에서 충분히 사업경험을 쌓은 전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지난해 6월 성지건설을 매각했다. 지난 2011년 인수한지 5년 만에 경영권을 팔았다. 토목공사 경험이 많은 성지건설을 통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예상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자 미련 없이 포기했다.

지난해 8월에는 대원의 상장 추진을 위해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 또한 자영을 인적 분할해 대원모방을 새롭게 설립했다. 이후 자영은 올해 4월 대원건설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여기에 아이비클럽도 회사명을 대원지주회사로 변경했다.

대원지주회사는 대원의 지분 45.6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학생복 사업을 담당하는 아이비클럽 코퍼레이션의 법인명을 아이비클럽으로 변경했다. 상장 이후 유통 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가 1만원인 주식을 500원으로 나누는 주식분할도 지난해 12월 실시했다. 대원의 주식 수는 50만주에서 1000만주로 늘어났다.

◇지배구조, 오너 일가→대원지주회사→대원

지난해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이전, 전 대표의 대원 지분율은 6.25%에 그쳤다. 전 회장(43.83%)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는 1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사이 지배구조는 대폭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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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가 운영하던 자영을 인적분할해 대원지주회사로 만들고 이곳에 자영(25.61%)과 아이비클럽(20%)이 보유하고 있던 대원 지분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대원지주회사는 전 대표와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전 대표의 지분율이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숨 가쁘게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오너 일가→대원지주회사→대원으로 이어지는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됐다. 상장 이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변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지배구조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대표 입장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대원 지분율이 낮은 것이 고민거리였지만 지주회사 설립이라는 묘수를 꺼내들면서 이를 한 번에 해결했다.

다만 지배구조에 변수가 남아있다. 전 회장(43.83%)과 전 대표(6.25%), 김계순씨(전 회장의 부인, 4.15%), 전유오씨(0.16%) 등은 대원 지분 54.39%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오너 일가가 대원지주회사를 100%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대원 지분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이들 지분을 대원지주회사로 넘기거나 상장 이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대원의 핵심 계열사(대원건설과 대원모방)에 대한 형제간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대원건설의 최대주주는 전 회장의 장녀인 전계향 대표로 지분율은 41.24%다. 대원(32%)은 2대 주주다. 나머지 지분도 전 대표의 자매(전수경, 전지희)와 아버지(전영우 회장), 어머니(김계순씨)로 구성돼 있다. 반면 전응식 대표는 지분이 전혀 없다.

대원모방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대원이 지분 4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나머지 지분(52%)은 모두 오너 일가가 나눠 갖고 있다. 전 회장(2%)과 부인 김씨(2%)를 비롯해 딸인 전지희씨(32%), 전수경씨(16%) 등이다. 역시 전응식 대표의 지분은 없다. 대원 관계자는 "대원건설은 대원과 칸타빌 브랜드를 공유하는 등 느슨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형제간 계열분리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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