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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카카오뱅크, 두마리 토끼 잡는다 리스크 부담 큰 대출 포트폴리오 정비...예대마진 개선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7-09-07 08:52:5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6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5000억 원 유상증자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대출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다. 유증 하루 뒤인 6일부터 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 신용대출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예대마진을 늘리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6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83%에서 각각 2.98%, 2.88%로 각각 0.15%포인트, 0.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상품을 신청 중인 경우는 기존에 조회된 금리로 대출 신청을 진행할 수 있다"며 "신청 중인 내용을 취소 후 다시 신청할 경우에는 변경 금리로 적용되며, 대출 금리 조정과 별개로 신용평가 결과에 따른 금리 변동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자로 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추가 재원 확보를 통해 가능한 대출 규모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15%(시중은행 평균)에 맞춘다고 가정할 때 약 4조6000억 원에 이른다.

◇대출 증가 속도 조절....포트폴리오 다각화 위한 선작업

우선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선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용대출로 쏠려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는 카카오뱅크가 내부적으로 인지하는 가장 큰 신용리스크의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발표한 은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현재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만을 취급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가계부채의 급증, 가계 소득의 감소 등으로 인한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기 때문에 NPL(부실채권) 관리가 중요하다.

이어 "이러한 신용리스크 관리를 위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품에 대해 서울신용보증보험과의 보험금 지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해 주거용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중 전세자금대출 등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이 대출 상품은 기존 신용대출대비 대출 규모가 월등히 크다. 개별 건당 대출이 최소 1억 원에서 수 억원까지 커진다. 이번 금리 인상은 기존 신용 대출 상품의 속도 조절해 대출 자산의 질을 높이고, 동시에 대출 여력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그간 주력 상품이었던 '마이너스 대출' 상품은 개인신용에 따라 은행에서 일정규모의 신용한도를 정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그 한도 내에서 대출받는 상품이다. 일반대출은 집행됐을 때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과 달리 한도대출은 신용한도를 설정한 시점에 전액 충당금을 쌓아야만 한다. 그러나 실제 대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수익도 없다. 회계 원칙이 때라 충당금은 적립되지만 정작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충당금은 자산건전성에 따라 은행 이익에서 일부를 덜어내 쌓는 것으로 충당금 적립규모가 클수록 이익이 줄어든다. 수익원을 원천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상품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_예대율


◇예대마진 개선...3~5년 적자기조 버틸 기초 체력 마련

예대마진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예금 이자와 대출 금리 간 차이인 예대마진은 은행의 주 수입원이다. 예금이자가 낮을수록, 대출금리가 높을수록 예대마진은 커지는 구조다.

문제는 그간 카카오뱅크의 금리 기조는 이와 정반대에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출금은 낮춰 마진을 최소화했었다. 물론 비대면채널을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운영 비용 역시 시중은행 대비 적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평균 흑자전환 소요기간은 5.4년. 이를 감안하면 카카오뱅크 역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간 적자 상황을 버텨야 한다는 계산이다. 적자 기조를 버텨낼 기초체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으로서의 수익성과 건정성을 증명하는 일은 향후 추가적인 재원확보와도 직결된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주사에게 보여줘야하기 때문이다.

주주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증자 과정에서도 주주사들은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 규모나 충당금 등의 운영계획과 추가 증자 여부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며 "일부는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금리 인상 조치가 이뤄졌다는 견해다.

한편 지난 달 27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실행금은 1조 4090억 원, 같은 기간 수신액은 1조9580억 원으로 현재 예대율은 70% 초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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