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르노삼성, '영업통' 물러나고 '재무통' 다시 온 까닭은 박동훈 사장 실적견인 불구 교체, 과거 경영진 모두 '재무라인' 출신

박상희 기자공개 2017-10-24 16:25:57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3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 CEO(최고경영책임자)가 갑작스럽게 바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취임 직후부터 특유의 추진력으로 의욕적인 경영활동을 펼쳐 온 박동훈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도미니크 시뇨라 글로벌 RCI 뱅크앤서비스(Bank & Service) 부사장이 내정됐다. 영업통인 박 사장의 뒤를 이어 재무통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하자 르노그룹 본사의 르노삼성 경영 접근법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동훈 사장은 오는 31일부로 물러난다. 지난해 4월 사장으로 선임돼 아직 계약 만료 전이었다. 르노삼성 임원진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사장이 19일 오후 갑자기 사임 의사를 표시하기 전까지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언질을 전혀 하지 않아 아무도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사임의사를 밝힌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르노그룹은 박 사장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자 바로 새로운 CEO를 내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공백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 본사 차원에서 차기 CEO 후보를 항상 대기시켜 놓기 때문에 바로 후임이 내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임 도니미크 시뇨라 사장은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프랑스 에섹(ESSEC)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하고 1991년 르노에 입사해 계열사 주요 재무라인을 두루 거쳤다. RCI KOREA CEO, 닛산 영업 재무 관리 등을 거쳤다.

시뇨라 사장 내정으로 르노삼성은 재무 및 전략기획통을 다시 CEO로 맞았다. 르노삼성은 2000년 국내 진출 이후 꾸준하게 재무나 전략경영에 강한 인물이 최고경영자 자리를 맡아왔다. 4대 사장이던 박동훈 사장이 유일한 영업통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재무나 전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르노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던 제롬 스톨이 초대 르노삼성 대표이사를 맡아 2006년 2월까지 근무했다. 2대 사장이던 장 마리 위르띠제, 3대 프랑수와 프로보 등 박 사장 이전까지는 영업통 출신 CEO가 없었다. 제롬 스톨은 르노 그룹 내부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고, 프랑수와 프로보는 프랑스 재정경제부 재무팀 선임사무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재무통인 시뇨라가 내정되면서 르노 본사의 CEO 전략이 과거로 다시 회귀한 셈이다. 르노삼성 안팎에선 영업통인 박 사장이 르노삼성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판매량이 일정 궤도에 오르자 본사 차원의 관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실적은 박 사장 영입 이후 '퀀텀 점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9월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으로 영입된 박 사장은 이후 능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4월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3년 6만대 수준이던 르노삼성 내수판매는 지난해 11만대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르노삼성의 실적이 뛰면서 본사로 배당되는 배당금 규모도 함께 뛰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르노삼성은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합쳐 3104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당기순이익과 맞먹는 규모로 배당성향 100%였다. 2015년엔 배당성향 50%로, 14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르노삼성의 최대주주는 르노그룹의 네덜란드 자회사인 '르노그룹 BV'로, 7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을 두고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성, 폭스바겐코리아 재임 시절 배기가스 조작 논란과 관련된 재판에 따른 부담감 등이 언급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판매량 부진 등에 따른 경질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일각에서 폭스바겐 시절 재판에 대한 부담감도 제기하는데 무죄 내지는 벌금형 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돼 CEO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재직 시절 벌어졌던 배기가스 조작 논란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주 1회 재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