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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 삼성家와 인연, 또 다른 성장 비결 [중견장비업체분석]②삼성에서 분화해 설립, 오너 원진 부회장은 이재용과 학연

이경주 기자공개 2017-10-27 08:18:10

[편집자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했다. 디스플레이업계도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당장 한국 장비업체들은 한국과 중국 등의 대규모 수주의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 면에서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국 중견 장비업체들의 과거와 현주소, 미래 청사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에프에이(SFA)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SFA의 성장가도는 삼성과 특별한 인연이 한 원인이다. SFA는 삼성테크윈에서 분화해 설립된 곳이다. 태생적으로 삼성과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성장하고 투자를 늘리면서 SFA도 함께 성장했다.

SFA엔 또 다른 장점도 있다. SFA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뒤 새로운 오너로 등장한 인물이 원진(사진) 부회장이다. 원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고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생적으로 삼성과 거래가 많은 데다 오너 일가의 친분까지 더해지면서 SFA는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원진 부회장
◇ SFA 삼성에서 시작해 삼성으로

SFA는 1998년 삼성테크윈 자동화 사업부가 분리돼 만들어진 종업원 지주회사다. 주로 삼성 전자 계열사들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했다. 삼성테크윈은 SFA 분리 직후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5년 만인 2003년 주식을 거의 모두 처분해 버렸다. 당시 증권가에선 삼성 계열사들이 지분관계가 사라진 SFA에 물류자동화 일감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내놓았다.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했다. 삼성테크윈이 지분을 정리한 뒤 최대주주는 낯선 이름의 사모펀드(FI)들이 번갈아 차지했다. 2004년 말 더코리아펀드(지분율 5.1%)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더니 2006년 말엔 스몰캡월드펀드(6.1%)로 바뀌었다. 이들은 단순투자자였다.

2008년 초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던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LKCGF)가 최대주주로 등극(지분율 6.4%)과 동시에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처음으로 FI가 경영참여를 시도한 순간이었다. 당시 SFA 경영진은 진대제 펀드로 불렸던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를 백기사로 동원해 지분 대결을 펼쳤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과정에서 원진 부회장이 등장했다. 원진 부회장은 자신의 투자회사 디와이에셋(현 디와이홀딩스)을 통해 SFA 지분을 2008년 말 기준 27% 취득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주인이 없던 경영공백 사태가 5년 만에 종식됐다.

원진 부회장은 부친인 원종목 회장으로부터 디와이홀딩스를 물려 받아 경영해온 인물이다. 디와이는 엘리베이터, 부동산, 요식업 등을 주로 해왔다. 원 부회장이 SFA를 왜 인수했는 지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다. 당시 시장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과 인연을 한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상 삼성과 독점 거래를 하는 회사인만큼 지인에게 맡겨 정보보안을 유지하려는 복안이 담겨 있다.

원 부회장은 1973년 생(만 44세)으로 이 부회장의 경복고등학교 후배이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원 부회장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을 전공한 후 부친이 운영하던 컨설팅회사(디와이홀딩스)를 물려받아 투자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원 부회장은 SFA 인수를 계기로 삼성그룹과 사업적으로도 교류를 시작했으며, 향후엔 이 부회장의 외가인 보광그룹 계열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자금을 지원하며 구원투수 역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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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긴밀해진 삼성과의 파트너십

원 부회장이 최대주주가 되며 SFA와 삼성과의 관계는 다시 긴밀해 진다. 삼성전자는 SFA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2010년 중 삼성전자는 SFA 지분 10.15%를 382억 원에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대주주(10.15%)다.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로부터 물적 분할로 분리되면서 SFA 지분을 승계 받았다.

현재 SFA 최대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FA 실적이 개선될수록 투자지분 가치도 상승한다. 같은 값이면 SFA에 장비를 발주하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게도 이득이 되는 구조다. 그만큼 양사 관계가 긴밀해졌다. SFA는 삼성디스플레이 수주 효과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문턱을 넘고 올해는 2조 고지까지 바라보고 있다.

원 부회장도 삼성 일가가 필요할 때 도움을 줬다. 이 부회장의 외가인 보광그룹 계열사 STS반도체(현 SFA반도체)가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2015년 6월 SFA를 통해 이 회사를 인수했다. 투자금액은 총 1934억 원에 달했다. 원 부회장과 이 부회장과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원 부회장은 중앙일보 계열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2011년 출범할 때에도 디와이홀딩스(당시 디와이에셋)을 통해 출자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디와이홀딩스는 총 375억 원을 JTBC에 투자해 2대 주주(지분율 6.86%)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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