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금융그룹, 내부거래 제재 빈번한 까닭 [지배구조 분석]④오너회사 '티시스' 몰아주기 수차례 지적…통합감독 도입시 사정권
원충희 기자공개 2017-10-30 10:19:04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7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 소속 6개 금융계열사, 통칭 '흥국금융'은 유독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로 제재·주의를 받은 적이 많다. 상당수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티시스'와의 거래가 문제된 경우다. 내년에 도입될 예정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될 경우 이 전 회장에게 집중된 현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지난 7월 흥국증권과 흥국자산운용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주의 제재를 받았다. 계열사 티시스로부터 골프장 회원권, 상품권 등을 시세보다 비싼 값에 거래한 게 적발됐다. 현행규정상 대주주나 특수관계자와 거래할 경우 공정성을 위해 외부기업과의 거래조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흥국생명, 흥국화재도 티시스와의 부당 내부거래로 과태료와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티시스는 골프장 운영 등의 종합체육시설업, IT사업, 부동산관리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2156억 원, 이 가운데 1836억 원이 계열사 간 거래이며 흥국생명이 524억 원, 흥국화재가 430억 원에 이르고 있다. 흥국금융 6개사의 비중이 53%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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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시스는 이 전 회장(51.01%)과 장남 이현준 씨(44.62%) 등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 간 오너 일가에 이익잉여금 대부분을 배당했다. 2015년에는 미처분 이익잉여금 116억 원 중에서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108억 원을, 2014년에도 25억 원의 잉여금을 전부 배당금으로 줬다. 사실상 총수일가의 현금곳간인 셈이다.
이처럼 오너일가 배당수익 제고에 공헌한 흥국금융이지만 대주주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딱히 없다. 흥국생명의 경우 지난 5월 자본규제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하 RBC비율)이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 밑으로 떨어지면서 방카슈랑스 상품이 일부가 판매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다. 유상증자가 필요했으나 대주주 이 전 회장은 와병 중이고 그룹 계열사들은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결국 신종자본증권 등에 의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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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내년에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자산 5조 원 이상, 2개 이상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그룹(복합금융그룹)의 건전성 및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들여다보는 게 골자다. 이 기준으로 보면 흥국금융은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감독의 주요 지침은 금융그룹 단위의 자본적정성, 대표회사 중심 그룹위험 통합관리시스템, 그룹 차원의 위험한도 설정, 내부거래 제한 등이다. 계열사 간 부당거래로 여러 번 지적받은 흥국금융으로선 통합감독이 실시될 경우 내부거래 현황이 낱낱이 드러남은 물론 재무상태와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개선압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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