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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B&T, 벙커링 업계 1위…"팔기 아까운 자산" 콜옵션 행사는 부담..제3자에 경영권 매각도 원치 않아

송민선 기자공개 2018-01-10 09:36:0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SK B&T 재무적 투자자(FI) 교체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SK해운 입장에선 현재 FI 교체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SK해운은 FI가 보유 중인 SK B&T의 지분을 되사오거나 통째로 제3자에 매각해야하는데, 지분을 되사오기에는 SK해운 자체 상황도 좋지 않고 SK B&T 경영권을 제 3자에 매각하기엔 아까운 자산이다.

SK해운은 최근 SK B&T FI를 교체하기 위해 일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접촉하고 있다. 기존 FI인 KDB산업은행과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을 상환해주기 위함이다. SK해운은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SK B&T 지분 45%를 KDB산업은행 PE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81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824억 원)였다.

SK해운은 자금을 투입 받는 조건으로 3년 후인 2017년까지 SK B&T를 상장시킬 것을 약속했다. IPO가 불발될 경우 SK해운은 FI의 풋옵션 요구를 받아주거나, 보유한 SK B&T 지분 55%를 FI와 함께 제3자에 매각해야한다. SK해운은 당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만큼 FI에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 얼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SK해운이 SK B&T IPO를 약속한 시한은 끝났다. SK해운은 지난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SK B&T IPO를 추진했으나, SK B&T의 실적부진으로 제 값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이 서자 계획을 철회했다. 통상 IPO에서 직전 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FI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SK해운은 이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해 FI 지분을 사들이거나, FI의 드래그 얼롱을 받아들여 경영권을 제3자에 넘겨야 한다. 그러나 SK해운 입장에선 두 안 모두 불편하다. FI 지분을 사들이기엔 자체 상황도 좋지 않다. 더구나 현재 보유한 55%의 지분율로도 경영 참여에 문제가 없는데, 굳이 45%의 지분을 매입할 필요도 없다.

작년 9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SK해운의 현금성자산은 2445억 원, 부채비율은 2548%다. SK해운이 SK B&T FI에게 약속한 만기보장수익률은 7%며, 투자 기간은 3년 이므로 단순계산해도 SK해운이 FI에 지급해야할 금액은 1000억 원 내외다. 보유한 현금성자산의 절반을 이용해 SK B&T 지분을 되사오거나 추가차입을 일으키기엔 부담스럽단 얘기다.

그렇다고 FI와 함께 SK B&T 경영권을 통째로 제 3자에 매각하기엔 SK B&T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남아있다. SK B&T가 영위하는 사업은 해상급유(벙커링)로, 업계 1위 사업자로 꼽힌다. 더구나 벙커링 사업은 규제가 강해 기존 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관련 업황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지만,반등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한다.

다만 업계에선 FI 교체 작업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거래 성사를 위한 관건은 SK해운이 FI가 요구하는 조건을 얼마나 들어줄 수 있을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 B&T의 부진한 실적 추이와 IPO불발 등을 고려할 때 신규 FI 측에서 경영권 참여, 수익률 보장 등 여러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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