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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은 묵살…송금·지급결제 '올스톱' [암호화폐 플레이어 분석]정부, 거래소와 협업 못하게 금융권 연결고리 끊어

서은내 기자공개 2018-01-17 08:25:4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규제에 칼을 빼들면서 업체들이 그동안 금융권과 함께 추진해왔던 다양한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들은 개발이 올스톱 상태다. 거래소의 가상화폐 거래 중개서비스만 지나치게 부각된 탓에 정작 혁신적인 금융핀테크 서비스들은 고사위기에 처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 코인원 등 다수의 가상화폐거래소들이 지난해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이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공동 개발해온 블록체인 서비스 추진작업은 모두 중단됐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9월부터 정부가 거래소와 금융권의 연결고리를 끊고 옥죄왔다"면서 "정부 눈치를 봐야하는 금융기관들이 발을 빼면서 그동안 소규모 핀테크사업체로 금융권과 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들였던 사업이 더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은 지난해 4월 우리은행·대신증권·한국정보통신·신한카드·롯데카드와 블록체인 활성화 컨소시엄을 꾸렸다. 가상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용은 낮추고 더 편리한 해외송금·지급결제 솔루션을 개발, 활성화시키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현재 컨소시엄 활동은 중단된 상황이다.

코인원 등 가상화폐거래소들의 블록체인 기술 중 대표격으로 꼽히는 해외 간편송금 솔루션은 송금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낮출 수 있어 진일보된 금융 기술로 평가받아왔다. 최근 시가총액 3위(16일, 코인마켓캡 기준 68조 원)를 기록 중인 가상화폐 '리플'은 이같은 해외송금에 특화돼 주목받는 코인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시작한 코빗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빗은 일찌기 신사업 추진팀을 꾸리고 금융권과 협업 하에 각종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시도해왔지만 기대했던 서비스 개시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그동안 국내 비트코인 기술 관련 선두업체로 금융권의 주목을 받아왔다. 2016년부터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과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개발을 함께 했으며 지난해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국내 은행, 해외 비트코인 업체와 함께 핀테크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넥슨 지주사 NXC가 이런 코빗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해 코빗을 인수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대중화되려면 결국은 금융기관과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활용성에 대한 이해없이 거래중개 규제만 부각시키다보니 그동안 금융권과 투자, 개발했던 사업 실행은 요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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