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노하우 "달러 이후 부동산 투자" "환율 급등시 부동산 위축…비과세 환차익 노린 합법적 증여 기회"
이승우 기자공개 2018-01-24 09:25: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8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한 다수 자산가들이 향후 이 자금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투자 콘셉트는 환율이 크게 오를 시점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더불어 일부 자산가들은 달러가 쌀 때 자식들에게 증여해 비과세인 환차익으로 부동산 구입 자금을 마련해주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는 경제 사이클을 이해하고 있는 강남 부자들이 스스로 체득한 노하우라며 전문가들과 PB들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환율 급등하면 위기, 부동산 매수 기회"
다수의 시중은행과 증권사 PB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 1100원이 깨지고 1000원대에 근접하자 자산가들의 달러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시중은행 PB는 "아직 환율이 하락 추세여서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는 이야기하고 있다"며 "1000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인들의 달러 매수자금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환율이 1100원과 1200원 사이를 오갈 때만 해도 단기 차익을 노린 소규모 자금이 많았지만 1000원 근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자금은 개인별로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몇년간 묶어 놓아도 좋을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것.
자산가들이 달러 매수에 적극 나설 태세를 갖춘 건 달러/원 환율이 역사적인 저점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달러/원 환율은 106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이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닥권에 와 있어 향후 환율 상승시 발생할 비과세 환차익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이다.
시중은행 PB는 "달러를 조금식 사모으기 시작한 자산가들중 1000원 근방에서 개인별로 수억원씩, 그리고 적어도 2~3년 장기 투자하겠다는 자금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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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환차익만 노리는 게 아닌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게 PB들의 전언이다. 지금은 달러를 사두고 환율 급등시 달러 투자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부동산을 사겠다는 구상이다. 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금융위기 2013년 유럽발 금융위기 등과 같은 상황이 오면 환율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은 내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환차익이 생기는데다 싸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일석이조를 노리는 셈이다.
시중은행 PB는 "환율이 뛰면 부동산이 하락한다는 건 자산가들 스스로 그리고 자산가들의 돈이 직접 체득한 노하우"라며 "삶에서 우러 나오는 투자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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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강남 아파트 가격 지수는 대체적으로 환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환율이 급등한 지난 1997년과 2008년, 2013년 등 부동산 가격은 조정을 보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환율은 한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지금은 하락 추세이지만 길게 보면 분명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급등은 우리 경제가 좋지 않거나 극단적인 위기가 올 때"라며 "그 경우 부동산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적의 증여 기회"
달러 투자에 이은 부동산 투자는 증여의 기회도 제공한다. 증여세를 내고 자식들에게 달러를 물려준 이후 이 자금으로 부동산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향후 환차익으로 올린 소득은 자금출처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부동산 구입에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증권사 PB는 "자산가들의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세금, 그중에서도 증여나 상속세인데 환율이 1200~1300원만 가도 증여세를 커버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달러 투자를 통해 자식들에게 합법적으로 증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PB는 "최근 부동산 구입에 대한 세무조사가 워낙 강해서 그냥 증여를 하는 방법은 부담스럽다"며 "달러를 투자하고 난 이후 환차익으로 부동산을 투자하는 방식은 자식들에게 부동산 증여를 위한 효과적이고 그리고 합법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북한을 비롯한 정치적 리스크를 헤지(hedge)하기 위한 수단으로 달러 투자가 선호되고 있다. 자산가들이 자식들에게 증여할 자산중 하나로 통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달러 증여를 하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PB는 "자산가들은 긴 시각에서 자산을 지키려고 하는데 북한 리스크를 감안해서라도 달러를 사놓을 필요를 느낀다"며 "환차익 뿐 아니라 자산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달러 증여가 괜찮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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