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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의 망갈리아 비극 '7700억원 허공으로' [Company Watch]경영권 매각 임박, 20년간 출자금·미수금·대여금 등 손실처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8-01-23 08:11:1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해외 자회사 '대우망갈리아 중공업(이하 망갈리아 조선소)'의 비극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투자 20년 만에 서로 갈 길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가로 막히면서 외상 값만 천정부지로 늘어났다. 현재 망갈리아 투자로 인해 대우조선이 손실 처리한 금액만 7700억 원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은 1997년 루마니아 정부와 함께 망갈리아 조선소를 설립했다. 이후 망갈리아 조선소는 루마니아 10대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공적인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실패로 수년 째 만성 적자에 허덕이면서 해외 부실 계열사의 대명사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대우조선은 결국 지난해 망갈리아 조선소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다멘(Damen)그룹과 매매 계약도 체결했다. 다만 최근 2대 주주인 루마니아 정부 투자회사 2MMS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거래 완료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변수가 생겼지만 최종 조율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에는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51% 처분 가격은 291억 원이다. 이는 대우조선이 망갈리아 조선소에 투입한 자금의 2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다. 루마니아 투자가 비극으로 마무리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 설립과 함께 448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했다.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초기 사업 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법인 설립 10년 만에 지분 장부가격은 '0'원이 됐다. 사업 성과를 고려할 때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후부터는 대우조선이 망갈리아 조선소의 채무보증을 선다거나, 미수금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에 나선다. 물론 한계에 다다르면 여지없이 대우조선이 그 빚을 모두 떠안았고, 손실 처리했다.

2012년 망갈리아 조선소 관련 대손충당금이 정점을 찍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 감소→손실 확대→재무구조 악화→수주 경쟁력 하락→수주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과, 미수금, 미수수익, 단기대여금 등 3118억 원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그대로 손실로 잡혔다. 대우조선은 그 해 대규모 해외 손실 등의 여파로 278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추가 손실도 쌓였다. 대우조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6년 설계 전문 자회사 '디섹'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 디섹이 보유하고 있던 망갈리아 조선소 채권 1437억 원 어치를 이전 받았다. 대우조선은 해당 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그 금액만큼 대손 충당금을 쌓았다. 부실 채권과 손실액을 모두 떠안은 셈이다.

또 같은 해 망갈리아 조선소가 27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갖지 못하자 지급보증 계약에 따라 대신 빚을 갚아줬다. 대우조선은 이 자금을 대여금으로 계상했다. 하지만 이 자금을 돌려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손실 처리해야만 했다.

망갈리아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 투자 후 20년 간 자본금 출자와 자금 대여, 지급 보증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자금줄 역할을 자처했다. 사업적으로도 수직 계열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각종 자제와 부품을 납품했다.

결과적으로 망갈리아 조선소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하자 대우조선이 각종 재무 부담을 떠안아야만 했다. 이렇게 망갈리아 조선소 때문에 손실 처리한 자금만 작년 3분기까지 7700억 원에 달한다. 호황기 시절에도 대우조선 영업이익은 3000억 원 수준이었다. 2년치 영업이익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망갈리아 조선소 대손충당금의 환입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라며 "다만 지분 가치가 '0'이기 때문에 매매 가격이 그대로 수익으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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