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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골리앗 잡은 다윗' 아니다 [대우건설 M&A]1.5조원 자금증빙, 지난해 영업익 1.3조원…"대우보다 높아"

김장환 기자/ 이명관 기자공개 2018-01-23 14:45:2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본입찰에 1조 5000억 원대 유동성 증빙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해 그룹사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공 능력을 떠나 영업이익 등 측면에서 보면 호반건설이 대우건설보다 오히려 수익성이 뛰어난 건실 기업으로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된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은 1조 5000억 원대 달하는 자체 자금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호반건설 지분 12.6%를 들고 있는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산업, 호반베르디움 등 주요 계열 전반 유동성을 모두 합친 숫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9일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1조 5140억 원의 자금조달 증빙안을 제출했다"며 "이는 호반건설과 계열사가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을 모두 포함한 액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호반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6조 원에 달하는 매출액과 1조 3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같은 기간 잠정 영업이익이 7000억 원대로 거론된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이를 웃도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주택경기 활황에 힘입어 호반건설 수익성이 크게 올라선 덕분이다.

자산 규모로 보면 대우건설이 보다 낫지만 재무건전성으로 봐도 호반건설이 더 양호하다. 호반건설은 지난 몇 년 동안 성장세에 힘입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산규모가 5조 원 이상인 경우 대상이 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대우건설 자산총액은 10조 원, 호반건설은 8조 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호반건설 자기자본은 5조 3000억 원 정도이고 대우건설은 2조 5000억 원 가량이다. 부채비율은 호반건설이 40%대 미만이고 대우건설은 300%대다.

업계에서는 이를 볼 때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두고 항간에 거론 중이 '다윗이 골리앗을 잡았다'는 얘기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란 평가다.

물론 인수금융 상당수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할 가능성은 높다. 호반건설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기존 사업과 향후 사업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보면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전액 자체자금만으로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호반건설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국내 다양한 금융사와 대우건설 인수금융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손익과 재무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봤을 때 금융권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에 제안한 지분 40% 인수 대금은 약 1조 3000억 원 정도다. 이 중 절반 가량은 금융권으로부터 인수금융(Loan) 형태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계열사 자금을 동원할 수 있어 외부 조달 자금 규모가 이보다 크게 줄어들 여지도 엿보인다.

호반건설의 그동안 인수합병 후 통합(PMI) 절차를 봤을 때 대우건설 임직원이 우려하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공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 역시 적어 보인다.

호반건설은 2015년 우방이앤씨, 2016년 울트라건설을 인수해 그룹 계열로 편입시키면서 이들 회사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 등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사업 방향성을 다르게 끌고 가더라도 인력이나 임금 등을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방과 울트라는 인수 후 임직원 임금과 복지를 오히려 향상시켜준 곳이다.

대우건설 인수를 성사시킨 후에도 호반건설 고유 문화를 심는 작업보다 별도 경영 환경을 그대로 이어나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우건설 임직원의 연봉이 높지만 호반건설이 이를 손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의 매각 추진에 반대 의사를 표하며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반발을 하는 상황에서 임직원과 마찰을 낳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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