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회장 '40년만기 BW' 히든카드 되나 [코오롱 닻올린 4세승계]③평가차익 1000억, 경영권 영향 없고 활용도 높아
박창현 기자공개 2018-03-06 08:14:29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웅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40년 만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4세 이규호 상무 승계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주 인수권 행사 대상이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핵심 계열사이고, 행사 기간이 아직 20년이 넘게 남아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여기에 그룹 경영권과 무관한 물량인데다 행사 가격도 워낙 낮아 승계 재원으로 활용도 또한 높다는 평가다.이 회장은 현재 지주사 ㈜코오롱과 핵심 자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40년 만기 BW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규모는 ㈜코오롱이 80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5억원이다. 행사 가능 기간은 모두 2039년까지다.
㈜코오롱 BW 행사가는 1만6000원이며, 행사 가능 주식수는 49만8750주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의 4.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달 23일 기준 ㈜코오롱 종가는 5만6000원이다. 당장 권리를 행사하면 주당 4만원 씩 총 199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BW 투자 가치는 더 높다.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면 신주 134만3987주를 확보할 수 있다. 전환가는 1만5268원으로 현재 시가(7만 4100원)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워런트를 행사해 신주를 취득한 후 곧장 시장에 내다 팔면 약 79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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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999년 40년 만기 BW를 확보한 이래 단 한 차례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행사 가능 기간이 긴 만큼 전략적인 목적을 갖고 활용 방안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이규호 상무가 경영활동 전면에 나서면서 승계 징검다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 되고 있다. △워런트 지분이 경영권과 무관하고 △증여 시점을 잡기 용이하며 △자산 증식 기여도도 높다는 점이 핵심 근거다.
이 회장은 지주사 ㈜코오롱 지분을 47%(보통주 기준)나 갖고 있다. 이미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BW 행사를 통해 지배력을 더 높일 필요성이 크지 않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또한 ㈜코오롱 지배를 받고 있어 지배구조 측면에서 지분을 더 늘릴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BW는 그룹 경영권과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인 셈이다.
행사 가능 기간도 길어 최적의 증여 타이밍을 전략적으로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가 바닥을 다질 때 워런트를 상속하면 과세 대상 이익 규모가 줄어 세금을 더 적게 낼 수 있다.
자산 증식 효과도 크다. 이 상무는 벌써부터 후계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셰어하우스 전문 계열사인 '리베토'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사재 36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경영 활동의 반경과 책임 수준이 커질수록 더 많은 승계 재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BW를 모두 증여할 경우 이 상무는 단숨에 1000억원 대 자산 증식이 가능하다. 최고 증여세율을 감안해도 수 백억원 대 밑천을 확보하게 된다.
차익 실현이 아니더라도 이 상무는 그룹 장악력 확대 차원에서 지주사 ㈜코오롱 지분이 필요하다. 이 상무는 현재 ㈜코오롱 지분이 단 한주도 없다. BW 수증 시 지분율을 4%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아버지에 이어 단숨에 2대주주 자리를 꿰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BW로 증여를 하더라도 적정 세율에 따라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거래 실현 시점의 증여 규모에 따라 세금 납부금액도 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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