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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미국투자자 러브콜에 웃었다 총 20건 해외채권과 경쟁…IR 조직 총동원, 소통의 힘

이길용 기자공개 2018-03-02 10:16:0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8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미국 투자자들의 러브콜 덕분에 글로벌본드(RegS/144a) 북빌딩(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중국에서 춘절 연휴 이후 딜이 쏟아져 나왔고 주식·채권 시장이 안정된 이후 미국에서도 채권 딜이 몰린 상황이라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 관리에 적극적인 현대캐피탈은 미국에서 전체 오더의 절반에 육박하는 물량이 나올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가 상당했다. 장기 우량 투자자들의 주문도 많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이 실적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견고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호평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6일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본드 발행을 선언(annoucn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주문을 받았으며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3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주문이 생각만큼 빠르게 쌓이지 않았다. 중국 발행사들은 지난 15~21일 일주일 동안 춘절 연휴로 인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 지난 26일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 채권 딜은 현대캐피탈을 포함해 총 7건에 달했다. 주문이 분산되면서 현대캐피탈은 예정 발행 규모인 5억 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주문을 모을 수 있었다.

아시아 장이 종료된 후 유럽에서 주문을 받았지만 쌓이는 속도는 여전히 더뎠다. 반전의 계기는 미국에서 마련됐다. 미국도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주식·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채권 발행이 활발하지 않았다. 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 26일 총 12건의 딜이 나올 정도로 딜이 몰렸다.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대캐피탈은 아시아보다도 많은 주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 우량 투자자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 결과 102개 기관이 총 12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별로는 아시아 42%, 유럽 15%, 미국 43%를 기록했다. 한국물 딜에서 아시아보다 미국 투자자 비중이 많은 것은 이례적이다. 투자자 유형 별로는 자산운용사가 55%, 보험사와 은행이 각각 23%와 11%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는 5억 달러로 결정됐고 스프레드는 120bp로 확정했다. 쿠폰 금리는 3.75%를 기록했는데 이를 원화로 스왑하면 원화채 민평보다 20~30bp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캐피탈은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서 민간 금융 기업 중에서는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활발하게 외화를 조달하는 발행사다. 투자자 관리와 기업설명(IR)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미국 투자자들의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한국물 발행사들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이곳에 진출한 미국계 자산운용사를 통해 주문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현지 투자자들과 관계 유지에 적극적이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이들과 다르게 IR 조직을 따로 두면서 투자자들과 접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적자로 전환되지 않았고 재무구조가 아직도 견실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채권 투자자들은 여전히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모두 핵심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을 겪었다.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적자를 보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조 단위 순현금 상태도 유지되고 있어 재무구조도 우량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미국 지역의 경우 금융 서비스는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가 전담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을 현대캐피탈서비스(HCS)가 전담하고 있는데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대캐피탈서비스보다 많은 채권 물량을 발행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대캐피탈서비스를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고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리콜 이슈 등으로 주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성장해 세계 5위권 자동차 업체로 급부상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도 꾸준히 상향됐다. 27일 현재 무디스 Baa1(안정적),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A-(부정적), 피치(Fitch) BBB+(안정적) 등급을 평정받고 있다.

현대차와 동일한 등급을 평정받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한국물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몰리는 곳이다. 현대차는 해외 자회사들을 거쳐 한국물을 발행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조달을 중단하다가 2016년 5년 만에 시장에 복귀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20억 달러가량 조달했을 정도로 전방 완성차 기업보다 한국물 발행 물량이 많아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HSBC, 소시에테제네랄(SG), BNP파리바가 주관했다. 법률 자문사는 법무법인 세종과 클리포드챈스(Clifford Chance)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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