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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씨바이오, 8년만에 경영권 방어조항 떼낸다 [황금낙하산 펴는 바이오]정관상 퇴직보상금 규정 삭제…공동창업자 3인 경영체제, FI 유치로 경영권 보완

이윤재 기자공개 2018-03-23 08:12:36

[편집자주]

바이오 벤처 기업의 거버넌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바이오벤처는 단기 실적은 없고 연구개발비를 외부에서 조달하다보니 오너 지분율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연구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적대적 M&A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바이오벤처들은 주총에서 퇴직보상금이나 정관 변경을 통해 방어책 마련에 나섰다. 반대로 M&A 노출을 통해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변곡점에 들어선 바이오 벤처들의 거버넌스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16: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씨바이오가 경영권 방어조항을 떼낸다. 지분이 낮은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원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있어서 과도한 황금낙하산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해 적자 폭이 확대됐지만 올해는 신규 공장 가동 정상화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과거 경영권이 흔들리던 상황에선 임시방편으로 황금낙하산 규정을 도입해 운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효성이 부족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아직 한 자릿수대이지만 우호세력이 있어 경영권 관련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된 상황이다.

◇ 공동창업 경영기조 유지…FI 등 경영권 우호세력 많아

씨티씨바이오는 1993년 설립된 동물의약품·제약 전문 바이오기업이다. 고 김성린 대표, 조호연 대표, 우성섭 대표, 성기홍 대표 등 4인이 공동창업했다. 우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동문이다. 이들은 각자 정해진 지분율을 유지하는 대원칙아래 회사를 끌어갔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 2010년 황금낙하산 규정을 도입했다. 등기이사가 임기 중에 적대적 인수합병(M&A)로 인해 실직할 경우에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퇴직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급규모는 대표이사 50억 원, 그외는 30억 원으로 정했다. 당시 씨티씨바이오는 조호연 사장과 고 김 사장이 9.85%씩, 우 대표와 성 대표가 각각 5.49%를 보유한 구도였다.

지배구조가 급변한 건 2013년때다. 씨티씨바이오는 공장 건설자금과 차입금 상환, 연구개발(R&D) 비용 충당을 위해 3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진행중이던 찰나에 공동창업자인 김성린 사장이 별세했고, 자녀들에게 상속된 지분(8.08%)은 최대주주측에서 제외됐다. 직전까지 25.19%에 달했던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유상증자 이후 15.22%까지 줄었다.

이로인해 업계 안팎에서는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위기론이 대두됐다.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매력적인 매물이 됐다. 여러 설들을 잠재웠던 건 2010년에 도입한 황금낙하산 규정이었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려면 지분 매집 외에도 100억 원 이상의 추가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씨티씨바이오는 올해 8년 만에 황금낙하산 규정을 폐지했다. 이사 임기만 보장하면 돼 황금낙하산 규정이 주는 실효성이 적다는 판단이다.

우호세력이 상당히 많은 것도 이유다. 대표적인 건 고 김 대표 지분을 물려받은 유가족들이다. 재무적투자자(FI)인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씨티씨바이오는 벤처캐피탈인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상대로 전환사채(CB) 2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 중인 조합 8개로 각각 나눠 인수했다. 해당 CB를 보통주로 전환시 한국투자파트너스 지분율은 13.79%, 기 보유 물량까지 더하면 15%가 넘는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수년간 황금낙하산 규정을 두고 실효성 여부를 고민해왔다"며 "이사 임기 만료기간에 맞춰 적대적 M&A를 시도한다던지 등 효과가 적다는 판단아래 관련 내용을 삭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씨티씨
△한투파는 보통주·CB 합산

◇ 기업가치 증대 효과도 염두

일각에서는 씨티씨바이오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황금낙하산을 접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부 투자를 받을 때 황금낙하산 같은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인수합병이 없는 평상시에 경영자의 해임이 어려워진다. 인수합병이 진행되면 주주보다는 경영자의 재산만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주식시장에서 M&A 가능성이 주가를 부양하는 호재로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황금낙하산으로 원천차단된다. 실제 씨티씨바이오도 소수주주권 보호를 위해 관련 규정을 삭제한다는 이유를 내걸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M&A가 반드시 기업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M&A 조차도 황금낙하산으로 막히게 되면서 일부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씨티씨바이오는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여느때보다 높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06억 원, 영업손실 20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6%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180억 원 가량 급증했다. 수익성 악화요인은 영업과 상관없는 개량신약 개발비 반환과 신규공장 가동이 더디면서 일어났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신규 공장들이 가동 정상화를 마쳤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상업생산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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