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s 삼성' 5000억대 블록딜 예고…투심 어디로 두산-재무개선, 삼성-지배구조 개편…IB 업계, 빅딜 잡기 분주
민경문 기자공개 2018-03-21 11:13:4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과 삼성이 국내 블록딜 시장에서 대규모 지분 매각을 예고하고 있다. 각각 5000억 원대의 두산밥캣과 삼성물산 지분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한 쪽은 재무개선, 다른 한쪽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행보다. 대기업 간의 미묘한 자존심 경쟁도 감지되고 있다. 블록딜을 책임질 주관사들은 바빠졌다. 상당수는 두산보다 삼성과의 거래에 좀 더 무게감을 두는 분위기다.◇두산밥캣, 낮은 거래량 15% 지분율 등 약점...실적 호조세 '주목'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엔진 사업부문을 제3자에 매각했다. 대신 두산밥캣 지분 10.55%, 두산건설 지분 5.27%등을 포함한 투자 부문은 인적분할 후 합병 형태로 두산중공업에 남겼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5.33%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유지를 위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두산밥캣 주식을 모두 처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팔 수 있는 물량은 최대 15%다. 최근 주가를 고려하면 5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두산그룹은 재무개선을 위해 두산밥캣 지분을 활용해 왔다. 작년 말에도 400만 주를 팔아 1348억 원을 회수했다. 그룹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재무여력 악화가 두산밥캣 블록딜을 부추기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 굳이 두산중공업에 두산엔진의 두산밥캣 지분 등을 넘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문제는 거래량이다. 두산밥캣의 일일 거래량은 많아야 20만 주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3만 원대 주가를 고려하면 100억 원도 안되는 셈이다. 한꺼번에 15%를 팔기에는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권도 없는 회사 주식을 15%나 사들이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쪼개 팔 경우 그때마다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매번 주관사 수수료 등 거래 비용도 물어야 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 주택경기 호조로 업황 성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두산밥캣 주가 전망에 긍정적이다. 헤비(Heavy) 사업부가 두산인프라코어로 양도되면서 매출에서 제외됐지만 콤팩트 부문에서의 강점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인도 첸나이 지역 부지를 매입해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중이라는 점도 매력도를 높인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3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 지분 매입 가능성 희박...지배구조 개편 수혜주 주목
삼성SDI는 오는 8월 26일까지 삼성물산 지분 2.11%(404만 2758주)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신규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2016년 초 삼성물산 지분 500만 주 블록딜 이후 잔여 지분도 팔아야 하는 이유다. 16일 삼성물산 종가(13만 4000원)를 감안하면 54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앞서 삼성공익재단과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했지만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 이 부회장이 석방됐지만 전 대통령들의 검찰 수사 및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도 30%에 달해 경영권 강화라는 명분도 떨어진다.
시장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관련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만큼 블록딜 방식으로 최대한 투명하게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며 "KCC 등 백기사가 참여하거나 교환사채를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3년 전 20만 원에 육박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13만 원대에 그치고 있다. 삼성SDI 입장에선 매각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선 군침을 흘릴 만하다. 건설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흑자전환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인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두산밥캣보다는 삼성물산 블록딜 주관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성장성 측면에서는 두산밥캣이 우위에 있지만 삼성물산의 경우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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