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부동산신탁, 몸값 얼마일까 지분 50% 1000억 거론…양호한 재무건전성 플러스 요인
이상균 기자공개 2018-04-02 07:55:14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지분 50% 매각을 추진 중인 생보부동산신탁(이하 생보신탁)의 몸값은 얼마일까. 현재 거론되는 가격은 지분 100%를 기준으로 2000억원 이상이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가격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도 많다. 생보신탁이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 차입금이 전혀 없는 등 부실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몸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보유 현금 1000억 육박
생보신탁은 부동산 경기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보면서 지난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188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지난해 565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0억원에서 328억원으로 여섯 배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50.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나무랄 데 없이 좋다. 자본총계가 1000억원이 넘는 반면, 부채총계는 4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부채비율이 36%에 머물고 있다. 특히 차입금이 ‘0(제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863억원을 기록했다.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분류하는 5년 이내 국공채를 184억원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100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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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신탁은 11개 신탁사 중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가장 철저한 곳으로 손꼽힌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영향을 받아 리스크가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은 일절 하지 않는다.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사업은 담보신탁으로 218억원(40.9%)을 기록했다. 이어 토지신탁 143억원(20.6%), 분양관리신탁 85억원(16.9%) 순이다. 모두 리스크가 낮은 사업들이다.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국내 부동산 투자의 원조"라며 "수십 년간 장기투자를 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부동산 경기 사이클을 파악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를 잘 알기 때문에 생보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에 손을 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11개 신탁사 중 최악의 경기에서도 살아남을 곳은 생보신탁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강조했다.
◇가격 상승 여지 충분
신탁업계에서는 생보신탁의 지분 50% 매각가격으로 1000억원 안팎을 거론하고 있다. 생보신탁의 지난해 영업이익(328억원)을 고려하면 다소 박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현재의 실적이 지속된다면 3년 내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향후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생보신탁의 보유현금이 1000억원에 육박하고 잠재 부실이 거의 없다는 점은 몸값 상승에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의견이 많다.
신탁사 고위 임원은 "대형 신탁사들이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반면, 생보신탁은 부실 우려가 거의 없다"며 "가격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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