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영구채, "자본성 희박" 신용도 개선 '미미' 2년 콜옵션, 스텝업 250bp…자본인정비율 제로, 차입부담만 상승
피혜림 기자공개 2018-04-05 16:30:1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3일 1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채권 성격이 지나치게 강해 신용평가사로부터 단 1%의 자본성조차 받지 못할 전망이다. 지나치게 짧은 콜 옵션 행사 시기와 과도하게 높은 스텝업(Step Up)이 부채로서의 성격만 갖추고 있다는 박한 평가를 내리게 했다.SK해운은 지난달 28일 5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만기는 30년으로 발행 2년 후 SK해운이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금리는 6.5%이다. 2년 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스텝업 금리로 250bp가 더해진다. 이후 매년 50bp씩 추가로 이자가 붙는다.
◇520억원 영구채 발행, 신용도 개선 효과 미미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지만 신용평가사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는 국제회계기준(IFRS) 상 100% 자본으로 분류된다.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는 셈이다. SK해운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517%에 달하는 등 차입부담이 이어져왔다.
다만 신용등급 측면에서는 자본성을 높게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구채는 조기상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지불해야 할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 영구채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채무 상환의 연기 가능성이 적은 대목이다. 신평사들은 콜옵션 행사 시점을 5년 후로 설정하거나 스텝업 금리를 100bp 이하로 낮춰야 상환 강제성이 그나마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당 영구채는 전액 부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5년 미만으로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면 만기로부터 자유롭다고 보기 어려워 자본 성격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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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조달 가속…BBB급 떨어지나
SK해운은 사모 조달에도 속도를 높여 차입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26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100억원의 사모채를 찍었다. 영구채 520억원을 포함해 올들어 총 1590억원을 사모 시장에서 조달했다. 올 상반기 680억원 규모의 사모채가 만기도래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900억원 이상 차입금이 늘어난 셈이다.
이미 한국기업평가는 과중한 차입금 등을 이유로 SK해운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해운사업 부문의 물적분할 과정에서 2200억원 가량의 자본을 확충했으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4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부담이 줄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취약한 재무구조에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등급 하향 트리거에 도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SK해운의 신용등급인 A- 등급 하향 검토 요건으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EBITDA 15배 초과 상태 지속'을 제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해운의 해당 지표값은 15.8배다.
SK해운은 지난해 4월 SK마리타임(분할 전 SK해운)의 해운사업 및 관련 자산·부채를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SK그룹의 해운선사로 SK에너지, SK가스 등의 원유, 가스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분할존속회사인 SK마리타임이 57.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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