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상장 주관사를 확정한 교육업체 ST유니타스(에스티유니타스)의 기업공개(IPO) 밸류가 최대 2조원대까지 거론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에스티유니타스 입장에선 '영단기', '공단기' 등을 앞세운 유망 벤처에서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에스티유니타스가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실시한 제안설명회(PT평가)엔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참여해 해당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제시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지난주 말 NH투자증권에 상장 주관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직전 실시한 PT평가엔 NH투자증권을 비롯, 총 4곳의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가 에스티유니타스의 비전과 적정 가치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IB들에 따르면 2조원 안팎 밸류 이야기가 PT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상장 후 시가총액 기준 100% 지분가치가 못해도 조 단위엔 이를 것이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밸류에이션의 근거는 에스티유니타스를 전통적인 교육회사로 봐선 안된다는 점이다. 주관사 선정전에 참여한 일부 IB는 교육산업을 △1단계 오프라인 학원 △2단계 온라인 학원 △3단계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했다. 1세대 오프라인 학원의 경우 상장사가 많지 않을 뿐더러 밸류도 대체로 낮다. 고등학생 중심의 사교육 시장이 주 사업 기반인 2세대 온라인 학원은 정부 입시정책에 수익성이 타격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대표자격인 메가스터디의 경우 온라인 사업을 주로 하다 보니 오프라인 학원 대비 이익은 나는 구조지만, 마진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에스티유니타스는 당장의 이익은 많이 나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브랜드를 70개나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IB들 사이에서 이른 바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정의된다. 이 대목에선 PT에 참여한 증권사 대부분이 비슷한 관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국내에 마땅한 비교대상(피어그룹)이 없다면 해외에서 유사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치가 상향될 개연성이 있다. 해외엔 국내 교육업종 대비 아웃퍼폼하는 유사기업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한 IB 관계자는 "에스티유니타스의 경우 피어 회사를 국내 교육업체가 아닌 해외 콘텐츠·플랫폼 기업, 글로벌 교육사들로 삼는 게 적절해 보인다"며 "그렇다 보니 오히려 밸류에이션 할증이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에스티유니타스를 세계 최대 스트리밍(실시간 온라인 재생) 업체 '넷플릭스'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에스티유니타스와 NH투자증권이 실제로 해외 콘텐츠 및 플랫폼 회사들을 피어그룹으로 선정, 공모가치를 산정할 경우 자연스레 멀티플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다른 관계자는 "에스티유니타스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면에서 여전히 고성장 중인 기업"이라며 "특정 변곡점에서 이익률이 높아지는 시점이 오면 (상장시) 여기에 할증이 붙은 프리미엄을 충분히 보일 수 있는 회사라고 IB들이 인정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중생부터 시작해 취업, 재취업 과정까지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의 교육을 책임지는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는 에스티유니타스가 독보적이란 평도 나온다.

에스티유니타스가 지난해 미국 최대 입시 교육업체 '프린스턴리뷰' 경영권을 인수한 것도 선도적인 온라인 플랫폼 운영기법을 앞세워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차원에서 강점이란 평가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성장기업이란 점을 감안, IPO 공모구조에 재무적투자자(FI) 구주매출 뿐 아니라 신주모집도 포함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가 책정시 주가수익비율(PER)과 EBITDA 비교모형을 두루 활용해 가치 제고를 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장 시점은 빠르면 내년, 몸 만들기 완성 시기를 고려해 늦어도 내후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