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괴물같은 스타트업들이 많다. '동대문표' 의류로 성공 신화를 일궈 4000억 경영권 매각을 앞둔 스타일난다가 그렇고,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한 방으로 자기 몸값 5조원을 외치게 된 블루홀이 그렇다.여기에 한 곳 더 추가하라면 주저 없이 넣고 싶은 회사가 있다. '교육'이라는 전혀 다른 인더스트리 영역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벤처기업 에스티유니타스다. 어찌보면 위 두 스타트업의 특성이 섞여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콘텐츠(블루홀)와 플랫폼(난다)의 성격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IB업계는 IPO를 준비 중인 에스티유니타스를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한다. 일각에서 세계 최대 스트리밍(실시간 온라인 재생) 업체 넷플릭스를 먼 비교 대상으로 삼는 시각도 있다.
흥미로운 건 IB들이 제시하는 이 회사의 밸류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으로 무려 2조원대가 거론된다. 여기엔 에스티유니타스를 일반 교육회사로 봐선 안된다는 관점에 깔려있다. 1세대 오프라인 학원과 2세대 온라인 학원을 초월하는 종합 교육 서비스업체로서 독보적 지위를 갖췄다는 평. 초창기 '영단기', '공단기'를 앞세워 성인 영어·공무원시험 영역을 장악한 에스티유니타스다. 이제는 대입 수능에서 초·중등 교육, 취업·재취업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교육을 책임지는 사업 콘셉트로 거듭났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사세 확장엔 M&A의 역할이 컸다. 스카이에듀(현현교육), 대구 공무원학원, 유스타 잉글리쉬 어학원, 뷰티르샤(취업교육), 북스리브로(온라인 서점) 등 '교육'자만 붙으면 무수히도 사들였다. 지역적으로도 확장했다. 지난해 미국 최대 입시 교육업체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한 것이 그 예다. 2010년 설립 초기 멤버가 대여섯이었다는데, 현재는 본사·자회사·학원을 합친 직원 수가 770여명에 달한다. 그간 국내에 이런 회사는 없었다.
인수한 기업들의 수익성이 제각각이니, 외형은 불었어도 이익은 떨어졌다. 외감 대상이 된 2012년 매출액은 200억원을 밑도나, 가장 최근 공시된 2016년 매출은 3000억원을 웃돈다. 당기순이익은 약 10억원 적자. 작년엔 소폭의 턴어라운드를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데도 2조 시총이 얘기되는 것이다. 에스티유니타스가 M&A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총 브랜드 수는 약 70개에 이른다. IB들은 각 브랜드별로 사업이 정상화된다는 가정 하에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기업들의 멀티플을 적용(국내 피어가 없으니),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이들이 PER 몇 배를 반영했는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높은 밸류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 예감이 좋은 이유는 오너들의 궁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창업자 윤성혁 대표는 스카이에듀와 이투스 등을 거쳐 10여년을 학원업계에 몸담은 교육통이다. 공동운영자인 이정진 대표는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의 창립 일원으로 당시 '핫 딜'이던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투자 등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교육전문가와 경영전문가 간 조합이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나 블루홀의 장병규 의장처럼,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CEO가 좌우한다.
조 단위 IPO가 현실화된다면 에스티유니타스로서는 사명이 추구하는 바의 절반은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에스티(ST)'는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돌(슬링스톤)을 뜻한다. 다윗처럼 돌을 내려놓고 왕이 될 때까지 부단히 성장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적어도 현재까진 IB업계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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