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사장)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신규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판매망 확보를 토대로 수출 활로를 넓혀 외형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지찬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제2차 민관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아랍에미리트에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출 규모를 늘리려면 현지법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결과를 보고 아랍에미리트 진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설립 시기, 법인의 규모 등을 어떻게 해야할지 좀 더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2750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수출액이 2000억원을 넘긴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6.1%에서 지난해 12.5%로 2배가량 상승했다. 올들어선 수출 비중이 19%까지 확대됐다. NCW(네트워크 중심전) 전장환경이 요구되는 해외 시장에 영업망을 구축한 것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LIG넥스원은 정밀타격을 중심으로 지휘통제·통신, 감시정찰 등의 무기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LIG넥스원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안팎에 불과했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 중 가장 낮은 수치다. 2004년 출범 후 체제 정비에 시간이 소요된 탓에 2012년에야 유도무기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올초 목표 수출액을 설정했지만 달성 가능한지는 정말 예측불허"라며 "어떤 때는 200% 성과를 냈다가도 금세 이행률이 1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시장을 탄탄하게 쥐고 있어야 수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판매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물품구매 업무를 담당해온 100% 자회사 판드리지(Pandridge)를 현지업체에 매각했다. 김 사장은 "2013년에 많은 기대감을 갖고 판드리지를 설립했지만 성과가 미미했던 탓에 결국 정리했다"며 "미국이 주요 수출국이긴 하나 현지 거점 마련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올초부터 LIG넥스원을 이끌게 된 김 사장의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75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5%이상 감소했다. 신규 도입된 회계기준에 따라 수출 부문의 매출 인식 기준이 진행률이 아닌 인도 시점으로 바뀌면서 실적이 하향조정됐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 부임 첫해인 만큼 작년보단 더욱 개선된 실적을 거두는 게 목표"라며 "최근 업계 분위기를 보면 쉽진 않을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