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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후순위채, 한국물 활용 자본조달 물꼬 결단력·타이밍·프라이싱 전략 삼박자…시장 불안 극복

피혜림 기자공개 2018-08-03 14:12:3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해 중단됐던 한국물 시장에서의 자본확충에 다시 물꼬를 텄다. 지난 4월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본성 조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시장이 불안해지자 금리가 급등한 탓이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성공 가능성을 점쳐 적절한 시점에 발행을 단행한 결단력과 때마침 반등한 시장상황, 타이트한 프라이싱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후순위채 발행을 선언(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글로벌본드(RegS/144a)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트랜치(tranche)는 10년물로만 구성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10T)에 24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북빌딩(수요예측) 결과 100여개 기관에서 총 13억 5000만달러 규모의 주문을 넣었다. 스프레드는 이니셜 가이던스보다 20bp 낮은 220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5.125%다. 우리은행은 해당 스프레드로 5억달러까지 발행이 가능했지만 이사회에서 승인한 금액 등을 고려해 3억 달러로 발행 규모를 확정했다.

지난 4월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 조달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요 투자층이었던 중국 투자자들이 현금화 비중을 늘리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판매에 속도가 붙은 탓이다. 유통량 증가로 금리가 오르자 당초 발행을 계획했던 신한금융지주와 교보생명, 현대해상, 흥국화재 등은 일정을 연기했다.

발행을 미루는 국내 기업들과 달리 우리은행은 프라이싱을 감행했다.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후순위채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신종자본증권과 달리 고정적으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만기가 정해져있는 점 등이 투자자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0년물 후순위채는 지난 3월 발행에 성공한 신한은행 이후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 또한 수요를 모으는 데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은행과 주관사단의 판단은 정확했다.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서 로드쇼를 진행한 결과 투자자 모집에는 무리가 없었다. 다만 뉴이슈어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리 수준이 문제였다.

우리은행은 투자자들이 당초 제시한 230bp 가량의 스프레드 또한 소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대폭 부여해 프라이싱 과정에서 금리를 낮추던 최근 발행기업들의 전략과 달리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의 중간 지점을 택해 타이트한 금리 조건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투자자와 접촉해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낮춰갔다.

때마침 자본증권 시장이 회복세에 오른 점 또한 스프레드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7월 중순을 기점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자본증권 판매세가 잠잠해지자 유통 중인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의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는 우리은행의 이번 발행이 얼어붙었던 한국물 자본증권 시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발행 당일 해당 채권은 미국 10년물 국고채 금리에 218bp가 더해진 수준으로 거래돼 투자자와 발행사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주요 투자자가 겹친다"며 "우리은행의 후순위채가 적정금리로 발행됐기 때문에 투자자들 또한 한국물 자본증권에 투자를 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리란 확신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딜은 JP모간, BOA메릴린치, 코메르츠방크, 크레디아그리콜(CA-CIB), HSBC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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