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익재단]비용효율성 낮은 새마을금고 '배보다 큰 배꼽'[MG새마을금고지역희망나눔재단]작년 지출액 중 일반관리비 등이 60%이상…자산 키우기 우선
원충희 기자공개 2018-08-08 11:04:08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리법인 못지않게 공익법인도 비용효율성이 중요하다. 출연 받은 재산을 효율적으로 사회공헌에 써야 한다. 그럼 점에서 인건비 등 일반관리비가 목적사업비(사회공헌지출)보다 큰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은 비용효율성 지표가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운영비 지출이 늘었다기보다 규모에 비해 사회공헌으로 쓰는 금액이 적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지난 2015년 12월 신종백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주도해 설립한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은 이름 그대로 지역사회 활성화 지원, 지역사회의 경제적 자립지원 등을 목적사업으로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주요사업은 MG희망나눔공제(보험) 무료가입 지원사업과 MG위기이웃(빚탕감) 지원사업 등이다. 지역 공동유대를 통해 영위하는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사회공헌에도 결부시켰다.
전국 1300여개 새마을금고 가운데 규모가 큰 금고들은 자체적인 재단을 만들어 복지사업을 하고 있으나 중앙회 차원에서 설립한 재단은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 유일하다. 같은 상호금융권인 신협이 앞서 2015년 1월 신협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299억원으로 사업규모 측면에서는 신협사회공헌재단(57억원)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국내 비영리법인 평가기관인 '가이드스타'의 재무평가기준을 적용해보면 공익사업 효율성은 신협보다 뒤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용효율성이 가장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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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 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이 38.7%로 상당한 저조한 수준이다. 미국 공익지수 평가기관인 채리티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는 66.7%를 보통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보통에도 미치지 못했다.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 지난 한해 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로 쓴 돈은 3억원 정도. 이 가운데 일반관리비 및 모금비로 1억8650만원을 사용했다. 사회공헌에 쓰인 목적사업비는 40%도 안 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같은 기간 신협사회공헌재단의 프로그램비용 비율은 87.5%에 이른다.
일반관리비의 대부분은 급여(5604만원)와 세금 및 공과금(7207만원) 등으로 쓰였다. 다만 주의해서 봐야할 점이 있는데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 일반관리비를 과도하게 쓴 것은 아니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일반관리비와 모금비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1억8978만원)과 비교해보면 비슷한 수준이다.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의 비용효율성 지표가 낮은 원인은 모수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작년 한해 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로 15억원을 소요한데 비해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은 3억원에 불과했다. 규모는 새마을금고가 5배 이상 크지만 사회공헌사업 지출은 오히려 적었다.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의 지난해 수입은 기부금 105억원과 이자수익 1억6624만원 등 총 106억원에 달했다. 이 중 8억5410만원만 손익계산서상 사업수입으로 잡혔고 나머지는 수익사업 자산(기본재산)에 편입됐다. 작년 말 기준 재단 총자산(299억원) 가운데 95%인 285억원이 수익사업 자산으로 분류됐다. 수익사업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이자수익은 모두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으로 편입된다.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일시적으로 수입이 많더라도 이 수입이 언젠가는 경비로 충당될 것으로 가정, 시간적 차이를 조정해 주기 위해 설정한 항목이다.
이 같은 재무전략을 보면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은 출연금 등을 사회공헌에 곧바로 쓰기보다 기본재산을 불리는데 우선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까지 1000억원을 조성하는 게 설립 초기에 세운 중장기목표다. 비용효율성 지표가 저조한 것도 기본재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기본재산 확충을 통한 재단의 건전성과 사업의 토대를 쌓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살린 사업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청년주거지원사업, 시각장애인지원사업을 실시하는 등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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