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14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농협은행 NH카드분사(이하 농협카드) 직원들은 얼마 전 김광수 회장의 호출을 받고 회장실로 불려갔다. 초·중·고 학교납입금 결제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농협카드가 원가 이하 수수료율로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온데 대해 소명하라는 것이었다. 농협카드 임직원들은 원가 이하로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김 회장의 의문을 풀어줘야 했다. 당시 농협카드에선 은행 내 사업부문 중 하나인 카드를 회장이 직접 챙기는 게 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농협생명보험에서 약관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은 김광수 회장을 만나 치하의 말을 들었다. 생명보험업계가 1조원 규모의 즉시연금 과소지급 사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농협생명은 약관 한 줄 차이로 수천억 원 규모의 환급사태를 피해갔기 때문이다. 회사 차원에서 큰일을 한 사람이니 김 회장은 어떤 식으로 포상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다만 지금은 감독당국과 생보업계가 대결구도로 치닫는 등 시기가 좋지 않아 나중에 하기로 했다.
이 두 가지 에피소드를 전해들은 농협금융 임직원들은 김 회장이 생보와 카드를 신경 쓰며 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체질 개선을 공언하며 첫 머리로 '보험'과 '카드'를 콕 집었다. 보험은 보장성 중심으로, 카드는 전업사 수준의 책임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농협생명과 농협카드는 외형상 업계 상위권이지만 내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2분기 말 순이자마진(NIM)은 1.62%로 우리은행(1.51%)보다 높으나 은행·카드 연결기준 NIM은 1.86%로 우리은행(1.99%)보다 낮다. 농협카드의 NIM이 그만큼 받쳐주질 못한다는 뜻이다. NIM을 확대하기 위해선 카드론을 늘리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그랬다가는 농민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영업을 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농협생명 또한 올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각각 0.16%, 2.6%로 업계 평균(0.59%, 7.03%)을 한참 밑돌고 있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탓에 규모 대비 수익성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 만약 농협생명이 즉시연금 환급사태에 휘말렸다면 회사 경영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상당한 악재였을 것이다.
김 회장의 생보·카드 챙기기는 어쩌면 당연할 수 있는 일이다. KB·신한금융 등 타 금융그룹들은 현재 비은행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만으로 경영목표 달성이 힘든데다 은행 의존도가 클수록 손쉬운 이자놀이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탓이다.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으로 치고나간 데에는 증권, 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도움이 컸다.
김 회장은 그룹의 전반적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농협금융의 큰 방향으로 제시했다. 모든 사업영역을 분석해 30개 과제를 도출하고 지주회사 내에 변화추진국을 신설하는 등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김광수 체제에서 농협생명과 농협카드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적어도 '아픈 손가락'이란 소리는 듣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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