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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몸집불린 대방건설, 늘어나는 차입부담 [금융위기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④자체사업 주도, 매출 1조 눈앞···현금창출능력 -2500억 '경고등'

이명관 기자공개 2018-08-21 08:20:26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대방건설의 몸집은 6배 가까이 불어났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외형을 차츰 불려나갔다. 특히 금융위기 여파가 사그라들고,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2014년부터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다만 자체 주택개발 사업에 편중돼 있다 보니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아졌다. 자체 사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현금 창출능력이 과거 대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금융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어 이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 기반 매출 '1조' 눈앞…차입금 증가 부작용

1991년 설립된 대방건설은 아파트 분양과 공사 등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려왔다. 이를 통해 2000년대 초·중반까지 1000억원대의 매출액과 100억~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 이후에도 대방건설의 성장은 한동안 지속됐다.

2008년 말 대방건설의 매출액은 1631억원이다. 이후 이듬해인 2009년 1911억원, 2010년 2168억원, 2011년 2602억원 등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주택경기가 부진해지면서 2012년 1800억원대로 떨어진 대방건설의 외형은 2014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대방건설의 매출액은 9323억원으로 10년 사이 매출액만 5.7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19억원에서 2101억원으로 급증했다.

대방건설의 고속 성장은 2014년 이후 불어 닥친 주택경기 호황기에 편승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친 덕분이다. 2013년부터 디비건설과 노블랜드 등 다수의 자회사를 설립해 경기도시공사,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토지를 적극 매입해 자체 주택 개발 사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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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사업은 단순 도급사업과 달리 건설사가 자금조달부터 사업 추진 등 전반적인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도 높다. 대방건설의 2014년부터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6.7%에 이른다.

부작용도 있다. 자체사업 비중이 높다보니 외부차임이 늘었고 이로 인해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방건설의 차입금은 2014년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 1710억원, 2015년 265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8049억원까지 불어났다. 2008년 총 차입금 594억원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이익이 늘면서 자기자본이 2008년 대비 670% 가량 증가했으나, 차입금 증가를 상쇄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대방건설의 부채비율은 183.7%로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순영업활동 현금흐름 '-2000억대' 어쩌다…금융비 부담 '가중'

이 같은 상황에서 대방건설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마이너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말 기준 대방건설의 NCF는 마이너스 146억원이었다. 당기순익이 146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현금이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2년 새 이어지고 있다. 대방건설의 NCF는 2016년 마이너스 1379억원으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엔 마이너스 2532억원으로 한층 악화됐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이 현금이 아닌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으로 쌓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말 대방건설의 매출채권은 1524억원 수준이었다. 공사비나 분양대금으로 받아야 할 돈을 제때 받지 못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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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위해 매입한 토지나 미분양 사업장 등으로 발생하는 재고자산도 4130억원이었다. 총 운전자본 부담은 4843억원에 달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는 미분양 혹은 미입주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국내 주택 경기가 꺾일 기미가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대방건설 역시 지방 주택 사업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초 분양에 나섰던 부산 강서구 사업장에서 2400여 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규모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08년 37억원이었던 금융비용은 2015년 143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6년 185억원, 지난해엔 274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보증공사(HUG)가 평가한 대방건설의 신용도는 'AA' 수준으로 준수하다"며 "여기엔 자회사를 내세워 추진한 실질적인 자체사업에 대한 정보는 담겨있지 않아 평가등급을 토대로 리스크 수준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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