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늘린 네이버, 내외부서 '독립'에 초점 [이사회분석]사내이사 3명→2명으로 줄이고 기타비상무이사가 의장직 맡아
정유현 기자공개 2018-08-22 08:07:19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 이사회는 지난해 이해진 창업자가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사내이사 숫자는 줄이는 반면 사외이사를 늘리는 동시에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했다.네이버의 사외이사는 법조계와 학계, 금융 등의 유관 기간을 두루거친 다방면의 인사들로 꾸려졌다. 전문 분야의 전문 분야를 아우를 수 있도록 사외이사를 골고루 배치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 뿐 아니라 대내외적인 협력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네이버는 이사회 개편을 통해 이사회의장에 변대규 휴맥스 회장을 선임했다. 변대규 의장은 이전까지 네이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던 인물이다. 이해진 전 의장과 친분 관계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 1세대란 면에서 교류가 있었을 뿐이다.
네이버는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이사회 구성 면면도 독립성을 강화하고 균형과 견제가 이뤄지도록 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치적 외풍에 시달릴 것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댓글 공작설에 연루되고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큰 IT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외부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성장성을 담보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개편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네이버의 이사회는 총원 7명 중 사외이사는 4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과반수를 넘는다. 개편 전에도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됐는데 사내이사 3명 (이해진 전 의장·김상헌 전 대표·황인준 라인 CFO), 사외이사 4명(이종우, 김수욱, 정의종, 홍준표)으로 사내이사 비중이 42%를 차지했다.
이 전 의장이 빠지고 기타비상무이사가 의장을 맡으며 사내이사 비중이 28%로 줄었다. 경영진 개편으로 사내이사도 교체됐다. 2009년 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상헌 대표가 퇴임하고 네이버 서비스 총괄을 담당한 한성숙 대표가 전문경영인에 오르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황인준 CFO의 임기 만료로 물러나며 네이버 초창기 멤버이자 비즈니스 운영, 해피빈 재단 대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은 최인혁 리더가 사내이사가 됐다.
국내 상장사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수를 넘는 경우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네이버는 사외이사(김수욱, 정의종, 홍준표,이인무)비중은 개편 전후 동일하게 57%대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나 내부 인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인 변대규 의장이 맡고 있다. 변 의장은 셋톱박스 분야의 정상급 기업인 휴맥스를 키운 '한국 벤처 신화의 1세대'로 불리는 인물이다. 벤처 1세대라곤 하지만 TV 셋톱박스 제조 업체의 창업주인 만큼 인터넷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거리가 있다.
다만 네이버의 숙원 사업인 해외사업에서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휴맥스는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해왔고 매출의 90%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전 의장이 변대규 회장을 어떤 이유로 영입했는지 구체적인 배경이 알려지진 않았다. 네이버는 경영 전반에 필요한 각종 자문과 조언을 받기 위해 변 의장을 영입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의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외풍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해진 전 의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이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을 이사회의장으로 영입한다면 결국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이해진 전 의장에 대한 외부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한층 강화한 셈이다.
네이버 사외이사 구성원의 면면도 네이버의 본업과 크게 상관이 없다.
이사회 내 별도 조직인 감사위원회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욱 이사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다. 경영 전문 지식 및 타 기관의 위원회 활동 경험 등을 바탕으로 회계 관리 및 외부감사인의 감사활동, 내부통제 역할 강화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통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기획재정부 정부투자기관/기관장 경영평가위원으로 활동중이며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 활성화 추진 실무위원회 위원도 역임하며 정부쪽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의종 이사는 법률 분야에 관한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법률 측면에서 감사위원회의 역할, 준법감시인의 활동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정 이사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자문위원회 위원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신사업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의학분야의 전문가도 배치했다. 대웅제약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홍준표 이사는 의학박사로서 회사 경영에 관해 외부의 시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가 AI·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만큼 홍 이사가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욱·정의종·홍준표 이사는 2013년 네이버와 인연을 맺었으며 임기 만료는 내년 주주총회다.
올해 초 미래기술분야 담당이었던 이종우 이사가 임기가 만료되며 신규 선임된 이인무 이사는 경영대학 재무관리 교수이자 해외 투자회사 임원, 한국은행 외화자산운용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 리스트 관리, 재무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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