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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터키시장 공략 속도낸다 현지법인 지분 49% 추가매입…글로벌 무역전쟁 여파로 수주활동 위축 우려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23 08:19:4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2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터키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지법인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하지만 최근 터키와 미국 간 무역전쟁으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현지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주활동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약 120억원을 들여 터키 이스탄불법인(Hyundai Elevator asansor ve servis sanayi ve ticaret anonim sirketi) 주식 4777만주가량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지난해 말까지 51%였던 이스탄불법인 지분율은 100%로 상승했다.

이스탄불법인을 완전 자회사로 만든 것은 전략거점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터키는 연 3만대(약 1조원) 규모의 승강기 시장으로 중국 다음으로 인프라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2015년 출범한 에르도안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제1과제로 삼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특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직접 경영을 통해 터키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 이번 지분 매입의 목적"이라며 "터키의 경우 정부 주도의 건설 프로젝트들이 많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터키 이스탄불에 거점을 마련한 건 2016년 7월이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STFA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STFA그룹은 2010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의 터키 대리점을 맡아 △이스탄불 지하철 위스퀴다르-체르메쿄이 노선 △메트로폴 이스탄불 △국제금융지구 최대 쇼핑몰 '워터가든' 등 주요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브랜드 입지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16년 578억원이었던 이스탄불법인 매출액은 이듬해 373억원으로 35% 감소했다. 순손실은 2016년 111억원, 지난해 249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다. 지난 6월말 기준 부채총액(725억원)이 자산총액(379억원)을 웃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운영자금 지원 명목으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약 144억원을 빌려줬지만 반등을 꾀하는 데 실패했다.

일각에선 현재 터키의 경제상황을 들어 현지법인의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스탄불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후 터키와 미국 간 무역전쟁이 발발했다.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터키산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관세율을 2배이상 인상하는 등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리라화 가치가 연초대비 40% 하락했다. 그 여파로 부동산 가격도 이스탄불 지역 기준 평균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다행히 리라화가 아닌 달러를 기반으로 납품계약을 체결해왔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재무부담은 적은 편"이라며 "다만 무역전쟁으로 터키의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악재기 때문에 현지 대응팀이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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