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호재'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 CB '로또' 터졌다 작년 워런트 820억 인수, 주가 상승에 1350억 평가익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04 11:21:3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회장이 2016년 말 취득한 현대엘리베이터 전환사채(CB) 워런트 때문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로 부각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현 회장은 주가 급등 전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당장 워런트 행사를 통해 1300억원이 넘는 평가 차익이 기대된다. 여기에 권리 행사시 24% 남짓에 불과한 오너일가 지배력을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현대엘리베이터는 현재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 중 하나다. 남북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과거 대북 사업을 주도했던 현대그룹과 핵심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년 전까지만 해도 6만원 대에 머물렀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달 들어 북미 정상 회담 호재까지 터지면서 이제13만원을 넘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나가면서 시장의 이목이 그룹 오너인 현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현 회장은 주가 급등 전 가격에 수백억원 어치의 현대엘리베이터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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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투자의 시작은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총 20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때 이음제2호기업재무안정투자합자회사 등 3곳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러다 2016년 12월 현대엘리베이터는 매수청구권(Call Option)을 발동해 820억원 어치의 CB를 상환했다. 이 때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만 따로 떼어내 현 회장과 계열사 '현대글로벌'에 절반씩 팔았다. 현대글로벌은 100% 오너일가 가족회사다. 현 회장이 지분 91.3%를 가진 최대주주고, 나머지 지분 또한 정지이 씨 등 가족들이 갖고 있다. 사실상 현 회장이 CB 워런트를 모두 가져간 셈이다.
CB 전환 조건이 승계되면서 현 회장과 현대글로벌은 주당 4만 8698원에, 총 168만 3846주의 현대엘리베이터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권리 양도 가액은 약 78억원이었다. 전환사채권 행사 가능 기간은 2020년 10월 17일까지다.
이후 5만~6만원 대 박스권을 형성하던 주가는 남북 경협 호재를 만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북미 정상 회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3만원까지 넘보고 있다. 30일 종가 기준으로는 12만9000원을 찍었다.
현 회장 입장에서는 13만원 짜리 주식을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렇게 취득할 수 있는 주식수가 168만 3846주에 달한다. 당장 보유 권리를 모두 행사하면 현 회장은 주당 8만원 씩, 총 1352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다. 권리 양수 금액을 제외하고도 1200억원이 넘는 순수익이 남는다.
여기에 지배력 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과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파트너스, 현대유엔아이, 현대엘앤알,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등을 지배하고 있는 그룹 지주사격 핵심 계열사다. 하지만 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24% 수준에 불과하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다.
현 회장이 CB 권리를 행사하면 총 5.9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단숨에 지배력이 30%까지 확대된다. 오너일가 자산 증식은 물론 지배력 강화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아직 권리 행사 가능 기간이 2년이나 넘게 남아있어 주가 추이와 자금 운용 전략 등을 감안해 권리 행사 시점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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