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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의 믿는 구석 '전기사업法' [新공정법 후폭풍]한화케미칼과 '구역전기사업자' 특수 거래, 예외적용 가능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8-08-29 09:54: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8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집단에너지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오너 일가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물론 간접 지배 계열사까지 규제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오너 3세들 가족기업이다. 여기에 매년 1500억원 대 내부 일감도 받고 있다.

하지만 한화에너지가 전기사업법에 근거에 내부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익 편취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법적으로 공급구역 내 거래 상대방이 지정돼 있고, 가격 또한 정부 통제를 받기 때문에 '효율성'과 '긴급성' 등 예외 사유가 적용될 공산도 크다.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는 여수와 군산2국가산업단지에 보일러·터빈 설비를 갖추고 전기와 열을 팔아서 수익을 내고 있다. 단지 입주 기업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대 판매처가 바로 한화케미칼이다. 여수 사업장에서 만든 전기와 열 대부분이 한화케미칼에 공급되고 있다.

실제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560억원 어치의 일감을 제공했다. 이는 한화에너지 전체 매출의 34.7%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장기 공급선을 확보한 덕택에 연간 2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일감 수혜 계열사로 특별히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소유 구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 최대주주는 에이치솔루션(옛 한화S&C)으로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다시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이 소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3남 김동선 씨가 각각 25%씩을 나눠갖고 있다. '오너 3세→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는 셈이다.

오너 일가와 확실한 연결고리가 존재하지만 한화에너지는 줄곧 일감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들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간접 지배 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탓에 규제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간접 지배 계열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오너 소유 기업의 자회사(지분율 50% 이상)들이 타깃이다. 따라서 에이치솔루션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화에너지도 이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한화에너지가 전형적인 일감 수혜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구역전기 사업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규제 리스크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역전기 사업자는 생산된 전기를 공급구역 내 지정업체에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 한화에너지 여수사업장의 경우, 공급 지정업체가 바로 '한화케미칼'이다. 양 사간 개별 계약이 아니라 전기사업법에 의거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10년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고, 잉여 전력은 국가 운영하는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있는 탓에 가격 개입 여지가 아예 없다. 아울러 법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위법성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상당히 유리한 거래 조건'이나 '사업기회 제공' 등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거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핵심 고객인 한화케미칼도 확실한 경제적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화에너지와 거래를 맺고 있다. 만약 한화케미칼이 다른 집단에너지 사업자와 거래를 한다면 비용 상승을 감수해야 한다. 공정위는 다른 회사와의 거래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효율성이 인정될 경우, 일감 몰아주기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주고 있다. 전기가 잠깐이라도 끊기면 엄청난 경제적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예외 사유 중 하나인 '긴급성'도 적용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들어왔다고 해서 당장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며 "또 내부거래가 있더라도 합리적 사유가 있을 경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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