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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김복용-김정완' 2代 걸친 '낙농보국' 진화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낙농업 불모지서 유업 기틀…사업다각화 발판 '매출 1.6조' 성장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03 08:36:32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0일 11: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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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그룹은 불모지였던 국내 낙농업과 유업계를 오늘날 모습으로 발전시킨 3대 유가공업체다. 매일유업 그룹은 지난 50년간 김복용 명예회장과 장남 김정완 현 회장을 거치면서 매출 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김 명예회장은 1971년 자금난에 시달리던 한국낙농가공을 인수하면서 매일유업을 설립, 생산시설과 유통망 구축부터 맨손으로 시작해 기틀을 다졌다. 장남 김정완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그룹 매출을 10년만에 100% 이상 불려냈다.

◇김복용 명예회장, 낙농업 개척과 유가공품 보급 힘써

한국낙농가공 인수 당시 51세이던 김 명예회장은 농축산 분야에서 경험이 전무했고 자원도 부족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젖소를 수입하고 광주에 공장을 짓는 일부터 맨손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애써 공장을 지었지만 고속도로가 없던 당시 우유를 생산해도 신선하게 전국으로 배송하기 어렵자 국내 최초로 외국 특허기술인 테트라팩 포장 기술을 도입했다.

테트라팩으로 포장된 우유는 최소 6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 전국 산간 도서 지방까지 공급이 가능해졌다. 자연히 우유 소비량도 급격히 늘어났고, 늘어난 수요에 따라 공급도 늘어났다. 1970년대 초 2만두에 불과했던 호남 지역 젖소 사육 두수는 2000년대 초 54만두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 명예회장은 80세가 넘어서도 우유 산업의 발전을 모색했다. 유기농 우유사업과 치즈사업이 그것이다. 그는 83세였던 2003년 남아도는 원유 재고량을 해결하기 위해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 국내 최초로 자연치즈 자동화 설비공장을 세웠다. 2005년부터는 유기농 제품생산을 추진하기 위해 고창군 일대 낙농가를 설득해 '상하목장'을 세웠다.

타계 하루 전까지 직접 공장과 일대 목장을 둘러 봤을 만큼 김 명예회장은 유기농 사업을 중시했다. 매일유업은 경쟁사인 남양유업과 서울우유에 비해서도 늦은 출발을 했지만. 김 명예회장의 경영 아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1999년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2000년 초 매출 7000억원 규모 유가공업계 대표주자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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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복용 명예회장, 김정완 회장.

◇김정완 회장, 사업 다각화로 '제2도약'

2006년 작고한 선친을 이어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는 김정완 회장은 사업 다각화와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 선친의 유업인 유기농 우유사업에 매진해 국내 유기농 우유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시장 규모도 10배 이상으로 키워냈다. 2006년 3개에 불과하던 자회사는 현재 3개 사업부문에 걸쳐 15개까지 늘어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외식 신사업에 집중했다. 2006년 1월 김복용 명예 회장의 작고 후 같은 해 8월 김 회장은 매일유업 내에 외식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 와인 자회사 레뱅드매일의 와인샵을 서울 곳곳으로 확장하는 한편, 2008년부터 샌드위치 카페 인수, 인도음식점 ‘달', 카페 프랜차이즈 '폴바셋', 다이닝 프랜차이즈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연이어 오픈하고 확장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외식업은 지난해 그룹 매출의 약 7%를 담당하는 한 축으로 성장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룹은 자회사 제로투세븐과 매일유업을 통해 중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왔다. 오늘날 매일유업의 전체 해외 매출의 82%는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수출 물량의 90%는 분유다. 중국 분유매출은 2016년 약 462억원 규모까지 급증했다가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275억원으로 감소한 후 올해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RTD(Ready to drink·즉석 음료) 냉장 컵커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중국 법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 현지 유통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장기화되고 있는 유업계 불황에도 매일유업그룹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06년 말 4206억원이던 그룹 자산규모는 김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 받은 후 2007년 5043억원, 2008년 5880억원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연결 매출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7년째 7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김 회장 취임 직후에는 2008년에는 9338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이듬해에는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일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한 지주사 전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유가공 제품을 통한 성장에 그치지 않고, 외식, 조리식품, 식자재유통, 식문화서비스 사업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국내사업 강화, 해외사업 확대, 신사업 진출 등 3대 전략을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가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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