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계열사 25곳 규제 사정권…게임 특수성 반영해야 [新공정법 후폭풍]방준혁 의장 개인회사 4곳, 계열사 21곳 일감몰아주기 대상…개발·퍼블리싱 이원화 구조로 사익편취와 달라
정유현 기자공개 2018-09-03 08:05:3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의 불똥이 넷마블로 튀었다. 굴뚝 산업 시대의 제조 대기업을 겨냥한 잣대를 IT기업에 똑같이 적용하다보니 수치상 계열사 25곳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될 상황에 직면했다.IT업계에선 넷마블의 일감몰아주기 이슈는 규제 의도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방준혁 의장 개인이 투자한 회사들이 대부분이고 넷마블이 사업 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익 편취 리스크로 보기엔 부적합한 상황이다.
또 게임업계는 자회사를 개발사로 두고 모회사가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구조인데 이는 제조업의 내부거래와 다른 잣대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방준혁 의장 개인 회사…"넷마블과 거래 없고 사익 편취 대상 아냐"
|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입법예고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안은 총수일가 지분율 20%이상인 기업이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곳을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규제 강화의 영향권 아래 놓였다. 위법성이 없어서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의 감시를 받는다는 것 자체는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방준혁 의장이 24.33%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이 넷마블네오·넷마블몬스터 등의 자회사 지분을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어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공정위의 기업집단별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계열회사 현황을 살펴보면 넷마블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포함된 계열사는 현재 인디스앤·인디스에어·화이버텍·영푸드 4곳이다. 사익 편취 사각지대 계열회사(넷마블이 지분 50%초과 보유 자회사)는 21개로 집계됐다.
6촌이 운영하는 영푸드의 경우 거래관계도 없고 왕래도 없는 친척 관계인만큼 공정위에 요청을 해 계열 분리가 됐지만 서류에 반영이 안된 상황이다.
나머지 3개 업체는 방준혁 의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했거나 투자한 회사로 넷마블과 관계가 없는 계열사다. 방 의장은 지난 5월 기준 인디스앤 83.64%, 인디스에어 99.4%, 화이버텍 37.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방 의장은 2006년 건강 문제로 당시 CJ인터넷을 떠난 후 5년간 야인 생활을 하며 게임업과 무관한 회사를 설립하거나 투자한 바 있다. 이 때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방 의장 개인 회사로 넷마블과 사업적 관계도 없어 총수의 사익편취에 해당이 안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게임개발사 내부거래로 봐야 하나…제조업과 기준 달라야
문제는 사익 편취 사각지대에 포함된 개발 자회사들이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는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거래 비중이 12%가 넘으면 규제를 받는다. 넷마블의 경우 내부 거래 대상 기업으로 21곳이 감시 대상이 됐다.
게임업계에선 내부거래 잣대를 달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의 상당수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기존 제조업과 다른 게임 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넷마블 뿐 아니라 게임 업체는 개발사를 자회사로 두고 게임 퍼블리싱을 모회사가 담당하는 일원화된 사업 구조다. 제조업과 비교시 원재료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지만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개발사가 게임 개발을 하면 넷마블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마케팅 및 서비스를 지원한다. 어떤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에 투자를 하고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경쟁력을 갖춘다. 결과물도 없는 제로상태에서부터 역량만 믿고 투자를 통해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 구조로 이해하면 쉽다.
이에 따라 넷마블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만든 게임을 내놓을 때 다른 업체를 통해 유통을 하는 것도 이상한 구조다. 대부분의 게임 업체들이 개발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어떤 게임이 성공할 지 모르기 때문에 특정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기도 어렵다.
퍼블리싱 조직이 없는 게임사의 경우 계열사가 아닌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넷마블도 다른 업체가 개발한 게임을 유통한다. 게임을 흥행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경쟁력있는 타 업체와의 협업이 활발한 분위기다.
2012년 넷마블에서 물적분할해 사업을 시작한 넷마블네오(넷마블 지분 80.58%)는 2015년까지 적자를 지속하다가 2016년 12월 '리니지2레볼루션'을 개발했고 이 게임을 넷마블이 퍼블리싱(유통)을 담당했다.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분야에서는 경쟁 우위가 있는만큼 게임은 흥행을 했고 넷마블도 지난해 첫 연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게임의 규모가 커지며 지난 5월 기준 넷마블과 넷마블네오는 350억 규모의 상품·용역 거래를 체결했다. 공정위의 기준으로 200억 이상의 내부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이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 보유지분율이 규제대상에 포함되더라도 효율성·보안성·긴급성 등에 대해선 예외사유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되면 넷마블의 내부거래 규제는 피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가 게임업 포함 IT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특수성이 있는 사업 분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넷마블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넷마블 관계자는 "총수 사익 편취 및 불공정한 거래에 대해 위법적 상황이 없는만큼 우려는 없는 상황"이라며 "공정위가 게임 업계의 특성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