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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사장, 성신양회 승계 비용 '86억' [오너십의 탄생]③20대 시절 집중, 경제적 지원 관측…보유지분 시장가 328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8-09-10 08:23:21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6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 후계자인 김태현 사장이 20대 시절 집중적으로 승계 기반을 닦아 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 또한 이 시기 장남에게 보유 지분을 대거 증여했다. 여기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 등 지분 확보 권리 또한 김 사장에게 집중됐다.

선제적으로 승계 작업을 단행한 덕분에 김 사장이 성신양회 최대주주가 될 때까지 들어간 비용은 86억원이 전부다. 사회 초년병 시절 비용 지출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전폭적인 경제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김 사장 보유 지분 가치는 300억원이 훌쩍 넘는다.

김 회장은 1999년을 기점으로 장자 승계 플랜을 가동시켰다. 그 해 처음으로 성신양회 지분 30만주를 김 사장에게 증여했다. 김 사장은 1974년 생으로 당시 나이가 25살이었다. 김 회장은 이듬해에도 56만 여주를 추가로 물려줬다. 동시에 김 사장 역시 직접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그 해 김 사장은 총 5억9500만원을 투입해 39만8090주를 장내 매수했다.

1차 승계 플랜은 2004년까지 가동됐다. 2002년 추가로 1만6000주를 시장에서 사들였고, 2004년에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83만4863주를 손에 쥐었다. 대대적인 승계 플랜 덕분에 김 사장은 아버지 뒤를 이어 성신양회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1차 승계 기간 동안 김 사장이 취득한 성신양회 주식수는 총 249만여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 보유 주식수 305만9590주의 8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실상 이 시기에 후계 승계의 8할이 완성됐던 셈이다.

성신양회

주식 취득을 위해 쓴 비용도 58억원이 넘었다. 승계 절차가 진행됐을 당시 김 사장은 20대 중·후반이었다. 사회 생활 경력도 짧았다. 2002년에서야 성신양회에 입사해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 직장 생활 3년차의 샐러리맨이 수 십억원 대 주식 투자 비용을 스스로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2004년 한 해 동안만 BW 워런트 행사를 위해 50억원을 썼다.

김 회장이 장남에게 일찍 지분을 증여한 것 또한 경제 지원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증여 지분을 밑천 삼아 담보 대출 등 다양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6년 간 김 사장 소유 구조는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 2011년부터 다시 지분을 모으기 시작했다. 2011년과 2012년 두 해 연속 장내에서 지분을 매수했다. 2016년에는 2004년 때와 마찬가지로 BW 워런트를 행사해 48만 여주의 신주를 손에 넣었다. 이 덕분에 김 사장은 처음으로 아버지를 제치고 성신양회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지난해 장내에서 3만5300주를 사들인 거래가 마지막 행보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김 사장은 성신양회 주식 총 305만9590주를 확보했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보통주-자기주식)은 13%에 육박한다. 다만 오너십 구축을 위해 투입된 비용은 86억원이 전부다. 증여와 무상증자 등 비용 지출이 없는 거래가 많았고,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적통후계자에게 집중된 것 또한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사장은 보유 주식의 40%를 '0원'에 확보했다. 전체 보유 주식수의 28.2%에 해당하는 86만 여주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또 37만 여주(12.3%)는 무상증자로 취득한 주식이다. 실제 자기 비용이 발생한 주식 거래는 장내매수 취득분 5만 여주(16.5%)와 BW 권리 행사 취득분 131만 여주(43%)가 전부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BW 취득분의 경우도 시장 가격보다는 낮게 매수했다. 김 사장이 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일정 계약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신양회는 제85회와 제 171회 BW를 발행하면서, 신주인수권만 따로 분리해 김 사장에게 넘겼다. 김 사장은 성신양회 주가를 감안해 적재적소에 권리를 행사했다.

2004년 처음으로 BW 워런트를 행사했을 때, 성신양회 1주를 5989원에 취득했다. 당시 성신양회 주가는 2만원이 넘었다. 신주 인수 권리를 독점하면서 시가의 4분의 1에 신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2016년 두 번째 권리 행사 때는 행사 가격이 5210원이었다. 이 시기 성신양회 주가는 1만원 대에 형성돼 있었다. 이번에도 절반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었다.

효율적으로 성신양회 지분을 취득하면서 김 사장은 자산 증식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86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성신양회 지분은 현재 시장가격(9월 5일 종가 1만750원 적용)이 330억원에 육박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순수 자산 가치만 4배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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