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14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 오너 2세인 김상훈 사장은 제약업계에서 '은둔의 오너'로 통한다. 그는 부광약품 공동 창업주인 김동연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입사한 이후 14년간 한 번도 대외적으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온라인상에서도 사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싸여있다.이는 부광약품의 경영 스타일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오너 경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부광약품은 창립 이후 계속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온 대표적인 제약사 중 한 곳이다.
물론 오너 일가가 전혀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김상훈 사장(당시 부사장)이 입사 후 9년 만인 2013년 대표에 오르면서 부광약품은 40년간 이어온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감하고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김 사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부광약품은 다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김상훈 사장이 대표로 재직했던 지난 5년간에도 은둔 경영을 고수한 데는 그의 평소 지론과도 맞닿아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김 사장은 기업이 남을 돕기 위해 기부 활동을 하더라도 그게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되면 더 이상 기부가 아닌 홍보 활동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기업 대외활동을 알리는 것조차 꺼려하던 김 사장이 도리어 자신과 관련해서는 언론에 자주 언급되고 있다. 아버지인 김동연 회장이 지난 4월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약 870만주 중 절반 가량인 40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하면서다. 장남인 김상훈 사장에게 200만주를, 두 딸에 각각 100만주씩을 넘겼다. 예상 증여세액만 7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오너 일가가 재산 증여 과정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달리 부광약품은 당시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들이 다양한 절세 방안을 강구하기보다는 증여세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김 사장은 아버지로부터 부광약품 주식을 증여받던 시기에 5년간 연부연납을 통해 세금을 납부할 것을 약속했고, 지난 7월에는 보유 중인 부광약품 주식 상당수를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했다. 그가 추가로 담보물 제공(법원 공탁)에 나선 건 증여세 연부연납을 이행하려는 조치였다.
김 사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이던 안트로젠 주식 전량을 최근에 처분했다. 그 결과 23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마련했다.
기업의 선행조차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던 부광약품 오너 2세는 반대로 자신의 경영 승계와 관련한 증여 부분에 대해서는 꼼수 없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약속을 천명했다. 그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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