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오너일가가 소유한 GS아로마틱스의 종속회사들이 최근 통으로 M&A 시장에 나왔다. 칭다오리둥케미칼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부터 저장, 운반까지 서로간 종합체계를 이루고 있는 4개 회사다.GS아로마틱스는 GS그룹 오너 3,4세가 지분 전량을 들고 있는 위너셋의 자회사다. 故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인 허용수 GS EPS 대표가 최대주주다. 이어 허준홍 GS칼텍스 전무와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등이 주요 지분을 들고 있다. 4세 주주로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녀 허윤영 씨와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로 아직 미성년자인 허선홍 군 등이 있다.
시작은 대주주인 위너셋이 기존 리조트사업을 정리하고 중국 석유화학사업에 눈을 돌리면서였다. 지난 2003년 GS칼텍스가 중국 칭다오에 설립한 석유화학 업체 '칭다오리둥케미칼'을 넘겨받으면서 업태를 갖추게 됐다. 이후 그룹 오너일가 개인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기존 주주들이 자녀들인 3,4세에 지분을 증여하면서 지금의 주주구성을 갖추게 됐다.
이후 GS아로마틱스는 회사 가치가 크게 불어났다. 이에 따른 배당금은 모두 주주인 오너 3,4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이 때문에 GS아로마틱스는 GS그룹 내 오너일가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지목돼 왔다. 특히 석유화학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GS칼텍스와의 사업 연관성이 문제가 됐다. 오너 일가가 그룹내 주력 계열사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GS그룹이 이번 매각을 결정한 건 현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줄곧 오너 일가가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형태를 개선할 것을 주문해왔다. 오너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과다한 의결권을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를 의식한 LG그룹과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오너 소유 대기업들이 잇따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거나 지분 정리를 통해 순환 고리를 끊어냈다. 가장 최근의 경우는 삼성그룹으로,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 이슈를 털어냈다.
GS그룹은 일부 그룹이 겪고 있는 '오너 리스크'에서 빗겨나 있다. 허창수 회장 중심으로 직계·방계 자녀들이 큰 잡음없이 그룹을 이끌고 있어서다. 한 가지 있는 고민이 바로 일감몰아주기 이슈였다. 시장에선 이번 매각 추진을 다른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보다는 오너일가 개인회사에 대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매물로 나온 4개 회사의 작년 기준 합산 매출은 1조 6000억원, 순이익은 700억원 정도다. 오너일가 입장에선 알짜기업을 포기하는 셈이다. 재벌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 정책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셈이다. 이번 매각을 시작으로 그룹이 GS아로마틱스 외에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적된 또 다른 자회사들을 어떻게 정리해나갈지, 장기적으론 자회사 지분정리에 따른 GS그룹 승계구도가 어떻게 자리잡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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