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31일 11: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7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할 정도로 건실한 운용 성과를 보유한 벤처캐피탈이다. 꾸준한 운용 성과는 심층적인 투자 선구안과 적절한 회수 타이밍 등이 맞물린 결과다. 모바일게임에 집중한 '미래창조 SLi Creative Mobile 펀드'도 이러한 투자전략이 녹아든 펀드다.

지난 2013년 벤처캐피탈업계에는 미래창조펀드가 전격 출범했다. 벤처 생태계 선순환 대책의 핵심 사업으로 민간기업에서 4000억원, 모태펀드와 한국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에서 1000억원을 각각 출자해 조성했다. 19개에 달하는 벤처캐피탈들은 앞다퉈 위탁운용사(GP) 신청서를 제출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위탁운용사 자리를 꿰찼다.

미래창조계정에서 60억원을 출자받은 걸 토대로 창업초기 펀드를 결성했다. 민간 유한책임투자자(LP)로는 모바일 게임사인 컴투스로부터 20억원을 확보했다. GP인 SL인베스트먼트가 20억원을 부담해 100억원 규모로 '미래창조 SLi 크리에이티브 모바일 펀드'가 결성됐다. 일반적인 GP커밋 비율인 10%를 상회하는 수준인 걸 감안하면 SL인베스트먼트도 이 펀드에 대해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역 면면만 봐도 존재감은 상당하다. 대표펀드매니저는 이승헌 전무가 맡았다. 이 전무는 SL인베스트먼트내에서 손꼽히는 투자인력이다. 이노와이이리스,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내츄럴엔도텍 등이 대표적인 투자처다. 핵심 운용인력으로는 이상직 상무와 전환석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 상무는 안트로젠과 테크윙, 아미코젠, 게임빌 등이 주요 투자 기업이다. 전 이사는 파티게임즈, 직방, 야놀자 등에 투자했다.

'미래창조-SLi 모바일 크리에이티브'는 존속기간 8년으로 설정됐다. 성과보수를 받는 기준수익률은 5%다. 펀드 명칭이나 LP 구성에서 볼 수 있듯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모바일게임사로는 베스파(10억원), 캐럿게임즈(15억원), 핑거플러스(5억원) 등이다. 체감형 시뮬레이터 기업 모션디바이스(10억원), 영상인식 센서 업체 알바이오텍(9억원) 등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설립 5년차인 현재 미래창조-SLi 모바일 크리에이티브의 성과는 긍정적이다. 주요 포트폴리오인 베스파는 자체개발한 '킹스레이드'의 성공적인 론칭에 힘입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창조-SLi 모바일 크리에이티브가 보유한 주식 99만5900주는 공모가 하단만 적용해도 470억원대로 평가된다. 펀드 원금대비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베스파가 예정대로 상장된다면 펀드 청산 시점에는 대박 성과보수 기록을 써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아직 나머지 포트폴리오들도 밸류업이 한창으로 추가 성공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성공 사례가 없었는데 집중 투자한 SL인베스트 펀드가 상당한 성과를 내는 양상이다"며 "아직 펀드 청산기간이 3년 가까이 남아있어 추가로 수익이 나올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