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재상륙]주요 고비마다 선공, 이번엔 '투자이익 회수' 노림수지배구조 개편→주주권익 보호→초과자본금 환원…현대차그룹에 세번째 서신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14 11:32:1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리엇이 또 다시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선공을 펼쳤다. 이번에는 '초과자본금 환원'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실상은 투자수익을 내놓으라는 요구다. 지배구조 개편 등 기업의 중요한 고비마다 틈을 파고들어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이하 엘리엇)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이사진에게 서신을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서신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수조원대 초과자본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현저히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자사주매입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외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것을 포함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 협업', '모든 비핵심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를 실시' 등도 주문했다.
엘리엇은 서신에서 "기존 개편안이 철회되고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구조에 대한 개편을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며 "그 동안의 가치 할인율과 지배구조 개선의 미흡함을 고려할 때,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 이사회가 위와 같은 사항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서신 발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올해 4월과 8월에도 각각 주주권익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다양한 요구를 했다.
엘리엇은 지난 4월 23일 현대차그룹의 분할합병 주주총회에 대한 반대의사 표명하는 1차 서신을 발송했다. 엘리엇의 반대의사 표명 뒤 현대차그룹은 5월 말로 예정됐던 현대모비스 인적분할과 글로비스와의 합병 주총을 취소했다.
이후 3개월만인 지난 8월 14일 엘리엇은 주주제안 형태의 2차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목적은 현대차그룹이 준비중인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존재감 과시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 준비를 재개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재차 선공에 나선 셈이다.
이처럼 엘리엇은 주요 시기마다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선공을 펼쳐왔다. 그러나 매번 그 요구는 다르다. 4월 1차 서신에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의 합병 및 지주회사 전환, 자사주 매각, 외부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요구했다.
두번째 서신은 결이 달랐다. 엘리엇은 8월 2차 서신을 통해 현대차와 모비스의 합병 요구 대신 모비스의 A/S부문을 떼내서 현대차로 넘기라고 요구했다. 지주회사 전환 대신 모비스와 글로비스 간의 합병을 꺼냈다. 엘리엇은 또 주주제안에 대한 협의를 위해 현대차그룹에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3차 서신은 조금 더 노골적이다. 엘리엇은 '초과자본금 환원'과 '저평가된 가치를 고려한 자사주매입 방안 우선 검토' 등을 내세웠다. 근거를 만들기 위해 엘리엇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인 콘웨이 맥킨지가 현대차그룹의 자본구조를 분석한 독립 분석보고서를 인용했다. 하지만 결국 요구하고 있는 것은 투자수익 보전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제안은 매번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투자수익 보전으로 귀결된다"며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속성상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에 앞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실익을 얻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엘리엇의 홍보대행사인 코콤포터노밸리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서한을 통해 요구를 한 것이고, 독립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된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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