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목적에 '임원 해임' 포함, 한진칼 오너 정조준? KCGI, 조양호 회장 일가 '갑질' 논란 뒤 펀드 통해 투자..지배구조 개선 요구 관측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16 08:24:4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단숨에 2대주주로 등극한 KCGI의 보유목적이 주목 받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진칼 지배구조 개선에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CGI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만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KCGI는 지난 14일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했다고 15일 공시했다. KCGI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단숨에 한진칼 2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기존 2대주주는 8.35%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이었다. 이밖에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이 5.03%의 지분율로 주요주주에 등재된 상태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거나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이를 개선해 가치를 높이는 투자 전략을 수립했다.
당장 KCGI가 공시한 한진칼 지분 보유목적을 보면 이러한 설립목적에 부합한다. KCGI는 보유목적 첫번째에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를 내걸었다. 이어 두번째로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을 게재했다. 보유목적의 최우선 순위에 지배구조 개편에 관련된 사항을 연거푸 강조한 셈이다.
이어지는 보유목적들도 경영참여를 전제로 한 사항들이다. '회사의 자본금의 변경', '회사의 배당의 결정', '회사의 합병, 분할과 분할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등 펀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경영참여로 풀이된다.
또 '영업전부의 양수·양도 또는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중요한 일부의 양수·양도', '자산 전부의 처분 또는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중요한 일부의 처분', '영업전부의 임대 또는 경영위임, 타인과 영업의 손익 전부를 같이하는 계약,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계약의 체결, 변경 또는 해약', '회사의 해산' 등을 언급했다.
KCGI가 한국형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하는 만큼 시장에서도 향후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KCGI가 첫 투자 타깃으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정조준한 것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요구를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진그룹은 올해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오너일가의 '갑질'이 폭로되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대내·외 요구가 큰 상태다. 조 회장이 올 4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약속했지만 6개월여가 지난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로 그룹 전반에 걸친 지배력을 확고히 한다. 그런 만큼 조 회장 일가가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실제 조 회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은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등 주요 보직을 독차지 해왔다.
향후 KCGI가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경우 조 회장 일가가 독차지하고 있는 강력한 '오너십'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 일가가 누리는 '오너십'에 대한 평가와 주주들의 의견 등을 모아 직접적으로 세 대결을 펼쳐 한진칼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CGI는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