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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팔기도 전에 왜 공표했나 신동빈회장 출소 '지배구조개선' 공식화, 경영권분쟁 이후 '내부 스킨십 강화'

박상희 기자공개 2018-11-28 08:38:2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7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히스토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국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롯데는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는 있어도 외부로 매각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롯데에서 알짜배기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한다. 일반지주사의 금융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조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울며 겨자먹기'로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는 롯데그룹은 임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비밀리에 진행되는 M&A 거래와 달리 계열사 매각을 그룹 차원에서 공식화하고 임직원의 이해를 구했다. 우선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임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27일 약속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금융 계열사는 롯데카드(신용카드), 롯데캐피탈(할부리스), 롯데손해보험(손해보험), 롯데렌탈(렌탈) 등이다. 이 가운데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일반지주회사의 금융계열사 주식소유 금지)을 위해 롯데그룹이 우선적으로 매각키로 한 계열사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2년 내(2019년 10월)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금융 계열사 매각 이야기는 계속 나왔지만 시한 약 1년 여를 남기고 그룹 차원에서 금융 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출소 이후 약 2개월 만에 지배구조 개선(지주사의 금융 계열사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 등은 오너 일가가 승인을 해줘야 작업을 구체화 할 수 있다"면서 "롯데그룹이 신 회장 출소 이후 M&A 거래와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매각키로 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롯데그룹이 각각 2002년과 2008년 동양카드와 대한화제를 인수하면서 계열사로 편입됐다. 롯데카드는 인수 이후 유통 계열사의 회원기반 공유를 통해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그룹 보험수요 흡수 등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롯데그룹이 애정을 갖고 키워온 금융 계열사인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도 사실상 처음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계열사를 외부에 매각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방산·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긴 것처럼 그룹 차원에서 핵심 계열사를 외부에 매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롯데그룹은 그런 경험이 없다. 그런 점을 감안해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된 회사의 임직원이 가질 불안과 동요를 경영진이 나서 챙기는 모습이다.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는 "우리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직원과의 소통도 약속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순간까지는 다양한 추측이 있겠지만, 근거 없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아달라.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5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이후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임직원과의 의사소통이나 스킨십을 강화하는 추세"라면서 "이번에 롯데카드 대표가 사내게시판을 통해 매각 관련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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