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팜한농 새 얼굴 '이유진', 해외판로 개척 과제 [농산업 리포트]③30년 LG맨 '마케팅 전문가', R&D 경쟁력 회복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11 08:18:25

[편집자주]

농산업은 오랜시간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져온 생명분야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거듭될수록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농산업계는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smart farm) 구축, 고부가 모델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 등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전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있는 국내 농산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팜한농이 2년여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2016년부터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팜한농을 이끌어온 김용환 부사장이 물러나고 이유진 전무가 대표자리에 올랐다.

신임 이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팜한농의 무너진 수출판로를 재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동부그룹 소속 시절 팜한농은 연 매출의 20~30%를 해외에서 거뒀다. 하지만 저수익 부문 구조조정, 그룹 유동성 위기 등으로 현지 판매망을 잃은 탓에 최근 4년간 수출 비중이 한자릿 수대에 머물러 있다.

연구개발(R&D)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각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품종을 만들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개발 제품에 모회사인 LG화학의 제조기술을 결합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유진_팜한농 신임 CEO 선임자
이 대표는 서브원에서 팜한농으로 적을 옮긴 지 2년여만에 총괄지위를 맡았다. 기존 대표였던 김 부사장은 고문 자리로 물러난다. 농산업 분야 인력 양성, 해외사업 개척 등과 관련해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달 초 LG그룹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대신 신학철 3M 부회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했다. 그동안 LG화학과 자회사 팜한농을 함께 이끌어온 박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공동 대표였던 김용환 부사장도 조만간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 부사장은 LG그룹이 2016년 팜한농을 인수한 후 그린바이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김 부사장과 달리 신임 이 대표는 정통 'LG맨'이다. 지난 30여년간 LG그룹에만 몸 담아왔다. 1990년 LG화학 입사 후 20년동안 경영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2010년대 들어선 LG도요엔지니어링과 서브원 등을 거치며 플랜트 사업에도 관여했다.

2016년 팜한농으로 적을 옮긴 이 대표는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이끌었다. 올초엔 경영혁신 업무를 맡아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체질개선 마련에 몰두했다.

업계에선 이 대표가 마케팅 전문가인 만큼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1~2012년만 해도 팜한농은 연 매출의 20~30%를 글로벌 시장에서 거뒀다. 하지만 저수익 부문 구조조정,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 등으로 현지 판매망을 잃은 탓에 최근 4년간 수출 비중이 7%대에 머물러 있다.

clip20181205131106

팜한농의 사업부는 △작물보호(농약) △비료 △원제·종자 등 세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실적 변동성이 큰 비료사업이 첫 타깃이 될 전망이다. 2011~2013년만 해도 비료사업은 매년 1000억~2000억원의 제품을 해외에 판매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진 원재료 제조부문을 조정하면서 2015년 이후 연평균 수출액이 100억원대로 줄었다.

팜한농 관계자는 "최근 국내 화학비료시장은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경지면적 감소, 정부 정책 등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반면 세계 비료시장은 식량수요 증가, 재배면적 제한에 의한 생산성 제고 필요성, 바이오 에너지 사업 확대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시장 적용 제품을 개발해 판매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팜한농은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작물보호(농약) 부문의 해외영업 1·2팀, 비료 부문의 해외영업팀, 원제·종자 등의 해외사업팀을 하나로 통합했다. 신설 해외영업팀은 이 대표 지휘 하에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망을 넓힐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LG화학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clip20181205130544

연구개발(R&D)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도 이 대표의 과제다. 지난 수년간 경영 정상화, PMI 작업 등이 추진된 탓에 R&D 투자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최근 팜한농은 기초체력을 다시 쌓기 위해 3개 사업부 연구조직을 한 데 모아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조직을 신설했다.

이 대표는 CTO를 중심으로 수출전용 품종을 기르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항산화 효과가 높은 배추를 포함해 양파, 당근, 토마토 등의 현지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설립한 태국 육종연구기지가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기복이 심한 작황을 개선하는 데도 인력을 투입한다.

자체 개발 제품에 LG화학의 제조기술을 결합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팜한농은 지난해 코팅비료를 시장에 선보였다. 코팅비료란 원하는 계절에 표면을 녹여 사용하는 제품으로 한번 뿌리면 그 효과가 1년동안 지속된다. LG화학의 대량생산 기술이 접목된 덕분에 저렴한 값에 출시가 가능해졌다. 이 대표는 제2의 코팅비료를 만들어 모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이어갈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