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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경영진 교체 두고 딜레마 빠진 산은 현안 산적에 “아직 교체할 생각 없어”

정미형 기자공개 2018-12-13 14:14:4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현대상선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얼마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경영진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으며 경영진 교체설이 강하게 힘을 받았지만, 현재로선 산업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현안 산적에 해운 전문가 부재로 인해 현 경영진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경영진을 당분간 교체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대상선 경영진 교체와 관련해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12일 "(현대상선 사장은)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아직 교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지분 13.1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교체설이 강하게 힘을 받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상선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지적한 이후다. 이동걸 회장은 "현대상선은 혁신하려는 생각보다 정부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안일한 임직원은 즉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고강도 경영혁신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정부와 채권단은 2023년까지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위해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2월 한진해운 파산처리 이후 4차례에 걸쳐 2조원가량을 투입했다. 지난 10월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억원과 전환사채(CB) 4000억원 등을 떠안고 1조원 긴급 수혈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에도 현대상선의 경영 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까지 무려 1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적자액만 4929억원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를 합하면 1조7545억원에 달한다. 올해 영업 손실분까지 반영되면 적자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자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내에서도 현대상선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론과 구조조정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인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쉽사리 경영진 교체에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이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은 탓에 교체에 따른 경영 공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우선 현대상선은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무사히 인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9월 말 2만3000TEU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을 발주했다. 이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선박 건조를 위한 자금이 적시에 투입돼야 한다.

부산신항만 지분 확보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6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한 부산신항 4부두(HPNT) 지분을 다시 확보할 계획이다. 하역료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용 터미널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5월 이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을 대체할 전문가가 없다는 점도 경영진 교체를 고심하는 이유로 파악된다. 유창근 사장은 지난 2016년 9월 현대상선을 떠난 지 2년 반 만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유 사장은 사장 선임 당시 현대상선에 30년 이상 몸담은 데다 인천항만공사 사장까지 지내며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해운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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